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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m, 값진 은메달이었지만 좌절을 느꼈다. 마지막 순간 허를 찔려 선두를 내준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았다.
심석희(세화여고), 17세 여고생은 피날레 무대에서 '대관식'을 꿈꾸고 있다. 심석희는 박승희(22·화성시청) 김아랑(19·전주제일고)과 함께 18일 나란히 예선을 통과했다. 1500m에 이어 1000m도 그의 성역이다. 세계랭킹 1위다. 다관왕에 드리워진 부담감은 훌훌 털어버렸다. 대회 전 심석희는 3관왕 후보였다. 아쉬움의 1500m를 3000m 계주로 만회했다. 1000m에서 2관왕을 노리고 있다.
대한민국 선수단의 마지막 금빛질주는 에이스 심석희의 몫이다. 말 한마디를 꺼내도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수줍음이 많다. 하지만 빙판 위에서는 나이를 잊게 하는 '포커페이스'를 갖춘 대범한 승부사로 변신한다.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1500m 후 그녀의 훈련은 더 뜨거워졌다.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후에도 중심을 잃지 않고 있다. 말보다는 경기력으로 승부하겠다고 한다.
심석희의 최고 강점은 지구력이다. 체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마지막 스퍼트에서 그를 능가할 선수가 없다. 중심을 잃지 않고 자신의 흐름만 유지하면 큰 문제는 없다.
김아랑과 박승희도 상승세를 잇겠다는 각오다. 박승희는 마지막 부상 투혼이다. "아직 부상이 남아있다. 실수만 안했으면 좋겠다. 내가 아닌 우리나라가 잘 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미소가 흘렀다.
김아랑은 1500m와 1000m 세계랭킹 2위다. 하지만 1500m에선 극도의 긴장감으로 경기 전날 장염을 앓아 메달을 따는 데 실패했다. 그는 "1500m는 긴장해 제대로 안된 것 같다. 더 이상 실수없이 최선을 다하겠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며 웃었다.
3000m 계주에서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의 투혼과 눈물에 대한민국은 황홀했다. 여전사들이 소치에서 마지막 무대에 선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