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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이상화의 질주 바라보는 '전직 1인자'들의 시선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2-12 07:51


12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 2차시기 경기가 열렸다. 금메달을 차지한 이상화가 태극기를 들고 트랙을 돌고 있다.
한국은 이번 소치 올림픽에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6개 종목에 동계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선수 71명을 파견했다. 임원 49명을 포함한 선수단 규모도 120명으로 역대 최대.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하는 한국은 메달 12개(금 4개·은 5개·동 3개)를 수확, 2006년 토리노·2010년 밴쿠버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종합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11.

'한 때 나도 저랬는데….'

'빙속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의 거침없는 질주를 부러움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있다. 이상화가 세계 정상에 우뚝 서기 전까지 세계 여자 빙속 단거리를 주름잡았던 전직 '1인자'들이다.

이상화가 12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서 1·2차 합계, 74초70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화는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캐나다)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우승할 때 세운 종전 올림픽 기록(74초75)을 12년 만에 0.05초 앞당기며 소치의 여왕이 됐다. 그러나 이상화가 시상대 šœ대기에 서던 순간 예니 볼프(35·독일)와 왕베이싱(29·중국)은 그 모습을 쓸쓸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볼프와 왕베이싱은 모두 이상화 이전 여자 500m를 지배하던 선수들이다. 볼프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연속 여자 500m 세계 기록을 작성한 선수다. 2002년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이 세운 37초22가 5년간 멈춰있었지만 볼프는 2009년 37초00까지 기록을 단축하며 새 시대를 열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네 차례나 500m 우승을 차지했고,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도 한 차례 정상에 섰다.

볼프가 1998년 이후 16년 간 월드컵에서 따낸 500m 금메달은 무려 49개. 이상화가 10년 동안 따낸 22개의 금메달의 두 배가 넘는다. 그러나 볼프는 올림픽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2년 15위, 2006년 6위에 그쳤던 그는 선수 생활의 전성기이던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이상화에 0.05초 뒤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소치에서의 재도전 역시 실패로 끝났다.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에서 그는 6위에 그쳤다.

왕베이싱도 역대 월드컵에서 12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당대 최고의 스프린터다. 그러나 1차 레이스에서 37초82로 6위에 그친 그는 2차 레이스에서도 37초86으로 기록이 더 떨어져 7위에 머물렀다. 이상화의 최대 맞수로 꼽혔던 볼프와 왕베이싱의 몰락에 이상화는 큰 경쟁 없이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전성기를 넘어 정점에 서 있는 이상화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이 부러움으로 가득차는 것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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