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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금빛 사냥 위해 첫 출국, 고지대 효과 볼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1-23 08:14


쇼트트랙이 첫 발을 뗐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쇼트트랙대표팀이 22일 출국했다. 프랑스 퐁트 로뮤에서 경기 감각을 최종적으로 조율한 후 2월 5일 소치에 입성한다.

키는 고지대 훈련이다. 퐁트 로뮤는 해발 1800m 고지에 있다. 고지대에선 산소의 양은 비슷하지만 밀도가 낮아져 똑같이 숨을 쉬어도 산소 섭취가 힘들어진다. 평지에 비해 운동하는 근육으로의 산소 운반능력이 저하된다.

효과는 있다. 선수들의 심폐 지구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고지대 훈련 후 평지로 내려가면 실전에서 더 강인한 체력을 발휘할 수 있다. 쇼트트랙대표팀은 4년 전 밴쿠버 대회 때도 해발 1000m 고지대인 캐나다 캘거리에서 전지훈련을 벌이는 등 올림픽 때마다 고지 훈련으로 재미를 봤다.

남자대표팀의 기대가 크다. 남자는 2월 10일 1500m를 첫 단추로 올림픽 일정을 시작한다. 개인 종목 가운데 가장 강한 체력이 요구되는 1500m는 2006년 토리노(안현수)와 2010년 밴쿠버 대회(이정수)에서 연달아 한국에 금메달을 안긴 '전략 종목'이다. 고지대 훈련으로 심폐 지구력을 단련한 효과는 통상 5∼6일 정도 지속된다. 이 종목에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남자대표팀의 윤재명 코치도 최근 "1500m와 5000m 계주에서만큼은 금메달을 지키고 싶다. 고지대 훈련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자 대표팀의 에이스 신다운(21·서울시청)은 이날 "월드컵 당시에는 훈련량이 부족한 탓에 70% 정도의 기량밖에 발휘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110%가 됐다"며 "지난해 7월 고지대인 캘거리에서 전지훈련을 했는데 그 때는 고지 훈련이 처음이라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두 번째 고지 훈련인 만큼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월드컵 이후 국내에서도 일부러 고지대와 비슷한 효과를 보기 위해 지상 훈련을 할 때면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해 왔다.

여자대표팀은 최대 경쟁자로 꼽히던 왕멍(중국)이 최근 훈련 도중 다치면서 한층 금메달 전망이 밝아진 상태다. 최광복 코치는 "고지대에는 산소가 부족해 심폐 지구력을 기를 수 있다. 운동량과 휴식을 적절히 조절해 가며 민감한 훈련을 할 것"이라고 했다. 안정적인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여자 대표팀의 간판 심석희(17·세화여고)는 "견제가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무리 심하게 견제를 당하더라도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어떠한 상황에도 잘 대처하도록 단단히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쇼트트랙대표팀의 출국에는 '번외 인물'도 있었다.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이승훈(26·대한항공)이 동행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25일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전지훈련을 하다가 소치로 이동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승훈만 프랑스에서 쇼트트랙대표팀과 일주일간 훈련한 뒤 29일 헤렌벤으로 이동,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에 합류할 계획이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 출전해 5000m 은메달과 1만m 금메달을 따내는 '기적'을 이뤘다. 쇼트트랙으로 다져진 튼튼한 체력과 코너워크에서의 기술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성과였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밴쿠버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이승훈의 승부수다.

이승훈은 "밴쿠버올림픽 당시에도 캘거리에서 훈련해 성과를 봤다. 승부를 걸어야 하는 만큼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최후의 담금질이 시작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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