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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 쾌거 뒤에는 롯데 지원 있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3-03-05 13:10 | 최종수정 2023-03-06 07:00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 쾌거 뒤에는 롯데 지원 …
사진제공=대홍기획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국 스키·스노보드에 서광이 비추고 있다. '스노보드 신동' 이채운(17·수리고)이 한국 스키·스노보드의 새 역사를 썼다. 이채운은 3일(한국시각) 조지아 바쿠리아니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스노보드 세계선수권대회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3.5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채운은 한국 스키·스노보드의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입상을 금메달로 장식했다. 만 16세10개월의 이채운은 스노보드 세계선수권대회 역사상 남자부 최연소 챔피언으로도 이름을 남겼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기울어진 반원통형 슬로프에서 회전과 점프 등 공중 연기를 기본 동작과 회전, 기술, 난도에 따라 심사위원들이 채점해 순위를 정하는 경기다. 숀 화이트(미국) '한국계' 클로이 김(미국)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있는 종목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전유물이었다가 2010년대 들어 일본, 중국 등 아시아가 조금씩 두각을 보이더니, 최근 들어 한국이 가세했다.

이채운에 앞서 1월말에는 2008년생 최가온(15·세화여중)이 세계적인 익스트림 스포츠 이벤트인 '엑스게임'에서 하프파이프의 일종인 슈퍼파이프 종목에 출전해 역대 최연소 기록으로 여자부 금메달을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최가온은 이어 최근 출전한 이벤트 듀투어에서도 최연소 우승했다.

'역대급' 재능이 공교롭게도 남녀부에서 같은 시기에 등장하면서 한국 스키·스노보드계는 무척 고무된 모습이다. 만 14세이던 2020년 국내에서 열린 FIS 아시안컵에서 현역 국가대표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해 이름을 알린 이채운은 이후 태극마크를 달고 지난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한국 선수단 최연소 선수로 출전했다. 지난 시즌부터 월드컵에 나서기 시작, 이번 시즌엔 두 차례 4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고 가장 큰 무대인 세계선수권대회서 '대형사고'를 쳤다. 지난해 3월 FIS 파크 앤드 파이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채운과 남녀부 동반 우승을 일군 최가온은 이후 성인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엑스게임엔 한국 스노보드 선수로는 최초로 초청을 받아, 바로 정상에 올랐다.

이들의 쾌거 뒤에는 대한스키협회 회장사인 롯데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학창시절 스키 선수로 활동할만큼 스키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대한스키협회장을 역임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말 제2의 올림픽 메달리스트 육성을 위해 '롯데 스키&스노보드팀'을 창단했다. 완성형 선수 보다 앞으로 메달에 근접할 수 있는 선수들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청소년 유망주 4명을 창단 멤버로 영입했다. 이들이 바로 이채운과 최가온이다.

롯데그룹은 스키&스노보드팀을 통해 이채운과 최가온이 대표팀 훈련 외에 진행하는 개인 훈련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선수들이 비용 걱정 없이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훈련 지원비, 장비 예산 등을 제공했다. 국제 무대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원하는 선수들의 요청으로 영어 교육까지 도왔다. 이채운은 최근 대회에서 짧막한 영어 인터뷰까지 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 밖에 멘탈 케어, 개인 트레이너까지 지원했고, 이번 세계선수권에는 전담 매니저까지 파견했다. 포상금 제도로 동기부여까지 끌어올렸다. 이채운은 5000만원의 포상금을 받게 된다.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이채운의 금메달로 생갭다 빠르게 결실을 봤다. 채운이가 롯데 스키&스노보드팀의 첫번째 영입 선수였는데 첫 결과물이 나오며, 모두가 기뻐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채운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부모님, 대한스키협회, 국가대표 지도자, 전담팀과 매니저, 롯데 등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2024년 강원 동계유스올림픽,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한국 스키·스노보드는 이채운과 최가온의 등장으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꾸고 있다. 고무된 롯데 스키&스노보드팀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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