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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가 된 지 43년 만에 선수촌장이 됐네요. 감개무량합니다."
장재근 신임 촌장은 "1980년 12월, 국가대표가 된 지 43년 만에 선수촌장이 됐다"면서 "임명장을 받아들고 나니 내 길이 후배들의 길이 될 수 있단 생각에 두려움도 앞선다"고 했다. "우리 때는 국가를 위해, 태극기를 휘날리기 위해 운동했지만, 나는 우리 후배들이 자신과 꿈을 위해 달리길 바란다"고 했다. "스스로를 위해 노력하다 보면 국제대회 시상대에 오르고, 애국가를 울리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애국자가 된다"는 지론을 전했다. 장 촌장은 "엘리트체육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 해도 올림픽 시즌이 되면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스포츠에 빠져든다. 메달은 3초의 행복이지만 그 3초의 행복을 위해 선수들은 평생을 도전한다. 그 3초의 기억 또한 국민들의 뇌리에 평생을 간다"며 체육인의 소명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선수촌장은 선수촌의 책임자다. 내 역할은 선수, 지도자, 스태프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책임지는 역할"이라면서 "수직관계가 아니라 수평관계, 아니 '앞뒤 관계'라고 말하고 싶다. 선수가 '앞'이고 우리는 '뒤'다. 모든 공은 선수, 지도자에게 있다. 나는 공이 필요없다. 얼굴 없이 묵묵히 지원하고, 결실을 보면 그걸로 족하다"고 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우상혁(높이뛰기) 황선우(수영) 등 기초종목 월드클래스 후배들이 등장한 시기, 장 촌장은 "육상 종목 최초의 촌장이라는 게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나도 했으니 너희도 할 수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어떤 촌장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장 촌장은 "선수, 지도자를 위해 낮은 자세로 읍소하는 촌장, 약속을 지키는 촌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개인 일이라면 무릎을 못꿇지만 선수, 지도자들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읍소할 자신이 있다. 또 선수, 지도자들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촌장이 되겠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