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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협회 메인스폰서 재계약 잡음…빅터, 경쟁입찰 누락에 이의제기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3-02-06 14:48


배드민턴협회 메인스폰서 재계약 잡음…빅터, 경쟁입찰 누락에 이의제기
대한배드민턴협회 이사회 전경. 사진제공=대한배드민턴협회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메인 스폰서 계약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이하 협회)가 기존 후원사 요넥스와 수의계약을 한 것과 관련, 용품 경쟁사인 빅터가 불공정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파문이 커질 조짐이다.

6일 스포츠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빅터의 한국 법인 빅터아이엔디는 최근 협회가 요넥스와 국가대표 후원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 결탁 의혹이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감사실에 진상조사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협회는 지난 4년간(2019년 1월∼2022년 12월) 요넥스와의 메인 스폰서 계약이 끝나자 요넥스와 다시 4년 후원 계약을 완료하고 오는 8일 협약식을 가질 예정이다. 후원금 규모는 종전 연간 20억원에서 30억원 가량으로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빅터는 협회의 밀실 협약 의혹을 제기하며 발끈하고 나섰다. 스포츠조선이 입수한 빅터측이 문체부(대한체육회)에 제출한 진정서에 따르면 빅터는 지난해 11월 19일과 12월 29일 두 차례에 걸쳐 협회 측에 공문을 보내 국가대표 후원 업체 선정 입찰에 참여할 의사를 밝힌 뒤 입찰공고 일정 등을 문의했다.

하지만 협회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빅터 관계자는 "공문을 물론 전화 통화로 문의를 해도 명확한 답변이 없었다. 기다리다 못해 김택규 협회 회장에게 통화를 희망한다는 메시지까지 보냈지만 이마저도 회신을 받지 못했다"면서 "요넥스와의 우선협상권 등의 설명도 없이 소문으로 요넥스와 재계약한다는 얘기를 듣고 진상조사를 요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드민턴협회 메인스폰서 재계약 잡음…빅터, 경쟁입찰 누락에 이의제기
빅터아이엔디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국가대표 후원 계약 의혹 진상조사 요청 공문.



협회 측은 요넥스와의 우선협상 조건이 있었고, 자문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추진한 계약이어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빅터는 과거 2009년부터 2018년까지 3차례에 걸쳐 협회-빅터가 후원 계약을 할 때도 우선협상 조항이 있었지만 희망 업체의 신청계약 조건이 동일할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 모두 공개입찰을 거쳤다고 반박했다. 그동안 투명하게 유지해오던 공개입찰을 갑자기 수의계약으로 바꾼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빅터 측은 "그동안 중국 본사와의 협의를 통해 이번에 협회-요넥스의 체결 금액보다 더 많은 액수를 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협회가 공개입찰을 묵살하는 바람에 후원금 제시 기회마저 박탈당했다"면서 "협회 입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도 상대적 저가 계약을 고수했으니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배드민턴계에서는 빅터에 이른바 '괘씸죄'가 적용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빅터는 지난 2018년 10월 협회와 3번째 스폰서 계약을 한 지 1년7개월 만에 중도 해지한 바 있다. 당시 빅터는 2009년부터 9년여 간 연간 40억원을 후원해왔다. 빅터와 중도 해지한 협회가 다시 손을 잡은 후원사가 과거 28년간 후원 계약을 했던 요넥스다.

'괘씸죄'에 대해서도 빅터는 당시 협회의 계약위반(국제대회 출전시 동종 경쟁업체 유니폼 착용) 등 사유로 중도 해지를 한 것인데, 그 책임을 빅터 측에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빅터는 6일 협회에 다시 공문을 보내 문체부, 대한체육회에 진정서 제출을 공지하고 수의계약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본지는 협회의 해명을 듣고자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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