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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은퇴식'모태범 "경륜선수 도전한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3-26 20:08



"사이클 선수가 아니라 경륜 선수로서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밴쿠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모태범(29)이 26일 오후 7시30분 서울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팅장 초중고대학실업 전국남녀스피드대회에서 은퇴식을 갖고 소감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순간'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절친한 후배 김준호와 함께 태릉스케이팅장에서 마지막 활주를 하며 팬 및 빙상인, 지도자, 심판들을 향해 일일이 고개숙였다. 김상항 빙상연맹 회장의 기념패 전달식이 이어졌다.

사이클 선수로 변신할 뜻을 내비쳤던 모태범은 은퇴 직후 "아마추어 사이클이 아니라 경륜선수로서의 도전을 준비중"이라고 깜짝 발표했다. "어렸을 때부터 단거리를 뛰어왔기 때문에 장거리 도로주행 사이클보다 단거리 경륜에서 가능성이 더 있다고 보고 도전을 결심했다"면서 "사실 1~2년전부터 도전을 생각해왔다. 그때는 생각만 했지만 평창올림픽이 끝난 후 확신이 섰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경륜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후보생으로 1년간 훈련을 거친 후 테스트에 합격해 선발돼야 프로선수로 뛸 수 있다"고 했다. "첫 목표는 그 시험을 통과하는 것"이라며 새도전을 향해 눈을 빛냈다. 19년 정든 빙판을 떠나 벨로드롬에서 새도전을 선언했다.

빙속 지도자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직 누구를 지도하기 보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막내 때 경쟁구도를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었다"며 도전의 뜻을 분명히 했다. "스케이팅 연습하면서 탄 사이클과 프로 사이클은 분명 다를 것"이라고 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지도자 중 경륜에 도전한 분들이 꽤 있다. 최재봉 코치님도 경륜선수로 뛰다 다시 돌아오셨다. 그분들에게 조언을 얻고 있다"며 웃었다.

19년 스케이팅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역시 "2010년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순간"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소치올림픽 4위했던 때, 그때가 제일 아쉽다"라고 즉답했다.

모태범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금메달로 대한민국 빙속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이승훈(30·대한항공) 이상화(29·스포츠토토) 등 '한체대 절친 삼총사'의 유쾌한 반란은 대한민국에 큰 기쁨을 선사했다. 이후 소치올림픽, 평창올림픽까지 '삼총사'의 존재는 후배들에게 가야할 길이 됐다.

19년 스케이터의 인생을 마감한 모태범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경륜 선수로의 전향을 선언했다. 모태범은 2015년 마스터스 사이클 양양대회에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바 있다.


유쾌하고 따뜻한 인기만점 선배, 모태범의 은퇴식은 외롭지 않았다. 최고의 선수 모태범의 꽃길을 응원하는 화환들이 줄을 이었다. '갑(자기) 은(퇴) 사(이클)' '꽃길만 걸어요!' '페달 밟고 빌딩 사자' 등 재기발랄 응원문구들이 모태범을 향한 빙상 선후배들의 애정을 엿보게 했다.

모태범은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생갭다 괜찮은 놈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태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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