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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한라가 김원중의 해트트릭 맹활약에 힘입어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3연속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다.
김원중은 전형적인 골잡이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부지런히 뛰며 궂은 일을 잘 소화하고 팀에 헌신하는 유형의 선수로, 주로 3~4라인 라이트 윙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패트릭 마르티넥 감독은 도호쿠 프리블레이즈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김원중을 1라인 라이트 윙으로 올려 김기성(센터)-김상욱(레프트 윙)과 함께 기용하고 있다.
마르티넥 감독의 용병술은 기막히게 적중하고 있다. 김원중은 도호쿠 프리블레이즈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2대1 승)과 4차전(3대1 승)에서 잇달아 어시스트 1개를 올리며 팀의 4년 연속 파이널 진출에 공헌했고, 24일 오지 이글스와의 파이널 1차전에서 3골을 터트리는 '원맨쇼'로 팀에 천금의 승리를 안겼다.
안양 한라는 2피리어드 8분 58초와 10분 1초에 거듭 마이너 페널티(2분간 퇴장)가 나오며 58초 간 3대 5 수적 열세에 몰린 위기에서 실점하지 않으며 잘 버텼고, 큰 고비를 넘긴 직후 김원중의 득점포가 다시 한번 불을 뿜었다. 김원중은 2피리어드 14분 55초에 에릭 리건-조민호로 연결된 패스를 오펜시브존 왼쪽 서클에서 통렬한 원타이머로 마무리, 경기 흐름을 안양 한라 쪽으로 돌려놨다.
오지 이글스가 3피리어드 6분 42초에 하시모토 료의 만회골로 다시 따라붙자 이날 완벽한 호흡을 보인 안양 한라의 1라인이 또 다시 골을 합작하며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김기성-김상욱과 톱니 바퀴 맞물리듯 원활한 호흡을 보인 김원중은 3피리어드 12분 55초에 김기성-김상욱으로 연결된 패스를 받아 하이 슬럿으로 침투하며 날카로운 리스트샷을 날려 4-2로 점수 차를 벌렸다. 2006년 아시아리그 데뷔 이후 플레이오프에서 달성한 첫 번째 해트트릭. 오지이글스는 경기 종료 1분 11초를 남기고 하시모토 료의 득점으로 다시 한 골 차로 좁혀 들어왔고 골리를 빼고 추가 공격수를 투입하며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안양 한라는 종료 25초 전 김기성의 엠티넷 골(상대 골리가 빠진 상황에서의 득점)로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김원중(3골)-김기성(1골 2어시스트)-김상욱(3어시스트)로 이뤄진 안양 한라 1라인은 9포인트를 합작하며 맹위를 떨쳤고 한라의 수호신 맷 달튼은 22세이브로 승리를 지켜냈다. 플레이오프 첫 해트트릭을 달성한 김원중은 "개인적인 성취보다는 중요한 경기에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한다. 라인 메이트인 김기성과 김상욱이 좋은 패스를 내줬고 운이 따르며 해트트릭까지 기록할 수 있었다. 집중력을 유지해서 원정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플레이오프 4연승 행진 중인 안양 한라는 25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오지 이글스와 파이널 2차전 원정 경기를 치르고, 26일 귀국 비행기에 오른다. 3차전은 29일 오후 7시 안양 아이스링크로 장소를 옮겨 속개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