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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개정교육과정 학교체육 축소?'시대흐름 역행' 거센 반발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9-10 07:49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을 축소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시안 발표 후 학교 현장 및 체육계 안팎의 반발이 거세다.

교육부는 8~9월 2차례에 걸쳐 2015 개정교육과정 총론 시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9월 말 고시를 앞두고 공개된 체육 과목 개정 시안에 따르면 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의 경우 3년간 총 136시간 편성 단서조항이 삭제됐다. '연간 34시간 이상 편성,운영한다'로 바뀌었다. 3년간 총 102시간만 운영해도 되도록 완화한 것이다.

신체활동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10대 청소년들의 건강 및 체력 향상을 위해서는 오히려 체육활동 및 시수의 확대가 필요한 상황,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학교체육 축소' 기류에 체육계 및 현장 교사들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경자 국가교육과정개정 연구위원장은 지난 4일 공청회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을 직접 설명하며, 중학교 체육활동 축소를 공식화했다. '중학교 스포츠활동 지침 개선'이라는 항목에서 '물적, 인적 인프라 부족으로 학교 현장의 편성, 운영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개선안'이라는 제하에 중학교 학교 스포츠클럽의 축소를 언급했다.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을 창의적 체험활동의 동아리 활동으로 편성하고, 교과별 시수 20% 내에서 감축해 연간 34시간 이상 편성, 운영한다'고 규정했다. 학교는 '34시간 범위 내에서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체육으로 대체할 수 있으며 자유학기에는 예술, 체육활동으로 편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클럽 강사 축소, 예산 감축 등으로 인해 체육과 운영에 있어 현장 및 비전문 교사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직시했다.

정부는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의 하나로 2012년 2학기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학년별로 연간 34∼68시간, 3년간 총 136시간의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시간을 의무 편성하도록 교육과정을 개정했다. 3년만에 돌연 '확대 정책'이 '축소 정책'으로 돌아섰다. 3년전 136시간의 스포츠클럽 활동시간 확대는 현장 체육교사들 및 비전문 교사들의 업무 부담으로 이어졌다. 기획재정부의 학교 스포츠클럽, 학교 스포츠 강사 지원 예산 축소 역시 원인을 제공했다. 특성화 고교 체육 수업 시수 역시 기존 10단위에서 8단위로 축소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현장에서 쏟아진 체육계의 질문 공세에 "체육 활동시간을 줄였다기보다 준비가 돼 있는 학교는 기존대로 하고, 준비가 안된 학교는 예술, 체육 활동 등을 바꿔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성화고의 체육을 10단위에서 8단위로 축소한 것에 대해서는 "특성화고의 요구가 있었다. 특성화고는 체육 외에도 몸을 움직이는 체험활동이 많아서 줄였다"고 말했다.

공청회 현장의 반발은 거셌다. 한국체육학회 및 16개 분과학회, 21개 체육 및 스포츠단체연합은 현장에서 성명서를 배포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공약으로 발표한 학교체육 및 학교 스포츠 활동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라' '학교 체육 및 스포츠활동 활성화를 저해하려는 정책을 즉시 중단하라''스포츠가 대한민국 미래의 발전에 근간이 됨을 인식하고 체육교육 강화와 활성화에 힘쓰라'는 주장을 담았다. 여성체육학회, 한국스포츠교육학회 등은 '체육시간 감축 반대' 플래카드를 곳곳에 내걸고 시위를 펼쳤다. 공청회서 학교체육 축소 배경을 묻는 질문도 쏟아졌다. 이현진 대한체육회 학교체육 담당 부장은 "국토도 좁고, 천연자원도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교육에서 나온다. 런던올림픽에서 28개의 메달을 따낸 힘, 세계를 호령하는 스포츠 코리아의 힘은 '학교체육'이 근간이 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부가 매년 시행하는 학교 스포츠클럽대회는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교육과정에서 체육이 축소되면 스포츠클럽 대회도 위축된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건강하고 창의적인 교육환경을 제공하자는 취지와도 어긋난다"며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했다.

대전 괴정고 교감 역시 "스포츠클럽 및 체육활동이 일부 교사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축소를 주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은 체육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적용과 지원이 잘못된 것이다. 체육을 포함한 예체능은 활성화되고 장려돼야 한다. 맨날 교실에 앉혀놓는다고 지적으로, 정의적으로 발달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체육 자체가 힘든 게 아니고, 스포츠클럽과 체육활동을 지원할 전문 인력이 없어 힘든 것이다. 지원책, 운영책도 함께 마련해주길 바란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를 촉구했다. 전북 익산의 한 교사는 "우리 아이들은 체육활동을 정말 좋아한다.국영수 공부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창의적 체험 체육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체육을 하면 아이들이 학습태도도 좋아지고, 표정도 밝아진다"며 학교 현장의 소망과 역행하는 개정안에 아쉬움을 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체육계의 반발에 대해 "시안은 최종안이 아니다. 의견 수렴을 거쳐 이달 말 최종안을 내놓고 고시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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