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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초 수원아시아펜싱선수권 여자사브르 단체전 결승, 6라운드 '언성히어로' 이라진(24·인천중구청·세계랭킹 12위)이 피스트에 섰다. 5라운드까지 31-35로 뒤지던 점수를 40-39로 뒤집었다. 저돌적인 펜서의 칼끝은 날카로웠다. 한포인트로 앞선 상태에서 런던올림픽 챔피언이자 아시아 톱랭커 김지연(26·익산시청·세계랭킹 6위)에게 칼을 넘겼다.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였다.마지막 한끗이 모자랐다. 김지연이 3포인트를 잇달아 따내며 43-39로 앞서갔지만, 막판 중국 셴첸에게 잇달아 5점을 허용했다. 44-44, 동점 상황에서 셴첸의 마지막 칼끝이 김지연을 겨눴다. 초박빙의 승부끝에 중국에 44대 45로 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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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진은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체력훈련은 물론 비디오 분석을 통한 이미지 트레이닝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안방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선배' 김지연을 훌쩍 뛰어넘었다.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런던올림픽, 아시아선수권 개인전 2연패를 이룬 김지연이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후배에게 양보했다.
'선배' 김지연이 런던올림픽에서 깜짝 금메달을 선물했듯 '후배' 이라진 역시 '깜짝 금메달'로 기대에 보답했다. 대한민국 여자 사브르는 이제 '올림픽 챔피언' 김지연-'아시아 챔피언'이라진 투톱을 보유하게 됐다. 금-은메달을 휩쓸며 아시아 최강, 세계 펜싱 2강의 면모를 안방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