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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 D-100]'여자메시'지소연-김연경의 유쾌한 수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6-11 07:28


'축구 여제' 지소연(23. 첼시 FC 레이디스)과 '배구 여제' 김연경(26.페네르바체 유니버셜)이 만났다. 같은 소속사로 여자 축구와 여자 배구의 간판스타 지소연과 김연경이 한자리에서 만난 것. 주 종목인 축구와 배구를 서로에게 가르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6.03.

'축구천재' '배구천재'의 원포인트 레슨은 일사천리였다. 타고난 감각은 종목불문이었다. 먼저 1m92의 김연경(26·페네르바체)이 1m60 지소연(23·첼시레이디스)의 지도에 따라 축구공을 든 채 능숙한 리프팅을 선보였다. 발끝, 무릎 할 것 없이 온몸으로 척척 공을 튕겨냈다. "이것봐! 나 축구 잘해, 헤딩도 10번 이상 할 수 있다고!" 지소연이 까르르 웃었다. "박은선 언니와 함께 투톱으로 서면 완전 천하무적이겠는데요." 이번엔 지소연의 차례, 김연경의 지도에 따라 초강력 서브로 네트를 넘기더니, 김연경의 대포알 스파이크를 받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새로운 도전에 마냥 신이 났다. '두려움 없는' 대한민국 대표 '천재자매'를 서울 마포구 성미산체육관에서 함께 만났다. 다른듯 꼭 닮은 '메시 자매'는 오는 9월 인천에서 생애 세번째 아시안게임에 도전한다.

천재소녀들의 첫 만남: 도하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첼시레이디스 10번' 지소연의 별명은 '지메시'다. 터키 배구명가 '페네르바체 10번' 김연경은 '배구계 메시'다. 세계 최고 축구클럽 바르셀로나의 10번 '메시'는 '최고의 선수'를 일컫는 대명사다. 대한민국 최고의 여자선수 지소연과 김연경은 자타공인 '메시급'이다. 전세계 누구와 붙어도 자신있다. 키만 다를 뿐, 공통점이 많다. 국가대표 10번일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도 에이스의 번호 10번을 달고 뛴다. 고비때마다 날카로운 한방으로 승부를 결정짓는다. 일본에서 먼저 인정받은 후 유럽무대에 진출한 점 역시 같다. 보이시한듯 여성스러운 외모에 성격 역시 '쏘 쿨'이다. 2월생인 이들은 별자리도 '물고기자리'로 똑같다. 에이전트사 인스포코리아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메시'라는 별명에 "저는 그냥 김연경이에요", "저도요, 전 그냥 지소연"하더니 이내 "좋게 평가해주시는 거니 감사하죠"라며 생긋 웃는다.

지소연이 기억하는 '연경언니'와의 첫 만남의 무대는 8년전 카타르 도하아시안게임이다. 지소연은 15세의 나이에 최연소 국가대표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18세, 고3이던 배구스타 '연경언니'와의 첫만남은 '양산'으로 기억됐다. 지소연은 "배구 언니들은 늘 양산을 쓰고 다녔잖아요. '아, 그래서 얼굴이 희고 예쁘구나'라고 생각했죠"라며 웃었다. 김연경이 "흉 봤지?"라고 다그치자 지소연이 손사래를 쳤다. "물론 '땡볕에서 축구하는 우린 어쩌라고!'라는 생각을 하긴 했죠. 큭."


'축구 여제' 지소연(23. 첼시 FC 레이디스)과 '배구 여제' 김연경(26.페네르바체 유니버셜)이 만났다. 같은 소속사로 여자 축구와 여자 배구의 간판스타 지소연과 김연경이 한자리에서 만난 것. 주 종목인 축구와 배구를 서로에게 가르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6.03.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자선수로 성장한 두 선수는 유니버시아드, 아시안게임 등 각종 대회를 오가며 친분을 쌓았다. 지소연이 일본 고베 아이낙 소속이던 지난해 오사카에서 함께 식사도 했다. 김연경은 지난해 지소연이 2골을 몰아친 동아시아컵 여자축구 한일전(2대1 승)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내 기를 받아 골을 넣었다"는 말에 지소연이 "언니가 온 걸 나중에 알았다"며 툭 받아쳤다. 지소연 역시 김세진, 신진식을 좋아하던 배구팬이다.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소연이는 모든 팬들이 알다시피 훌륭한 선수다. 밝고 활발하다."(김연경 ) "연경언니는 밥도 잘 사주고, 정말 좋은 언니다. 일본에서도 엄청 유명하다. 룸메이트 나호(일본 여자대표팀 가와스미 나호미의 애칭) 가족도 언니의 팬이었다 ."(지소연) 서로를 향한 격의없는 농담도,따뜻한 덕담도 훈훈했다.


'축구 여제' 지소연(23. 첼시 FC 레이디스)과 '배구 여제' 김연경(26.페네르바체 유니버셜)이 만났다. 같은 소속사로 여자 축구와 여자 배구의 간판스타 지소연과 김연경이 한자리에서 만난 것. 주 종목인 축구와 배구를 서로에게 가르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6.03.

'축구 여제' 지소연(23. 첼시 FC 레이디스)과 '배구 여제' 김연경(26.페네르바체 유니버셜)이 만났다. 같은 소속사로 여자 축구와 여자 배구의 간판스타 지소연과 김연경이 한자리에서 만난 것. 주 종목인 축구와 배구를 서로에게 가르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6.03.

'축구 여제' 지소연(23. 첼시 FC 레이디스)과 '배구 여제' 김연경(26.페네르바체 유니버셜)이 만났다. 같은 소속사로 여자 축구와 여자 배구의 간판스타 지소연과 김연경이 한자리에서 만난 것. 주 종목인 축구와 배구를 서로에게 가르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6.03.
일본 이어 유럽 정벌, 유쾌한 천재소녀들

김연경은 2013~14시즌 터키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유럽배구연맹(CEV)컵에서 대회 MVP와 득점왕, 공격상, 서브 1위를 싹쓸이하며 정상에 섰다. 터키 슈퍼컵서도 3관왕(득점왕, 공격상, 서브 1위)에 올랐다. 터키 리그에선 27경기 474득점으로 득점상, 공격상을 수상했다. 지소연 역시 지난해 일본에서 고베 아이낙의 리그 3연패를 이끌었다. 3년 연속 리그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됐다. 지난 4월 첼시 데뷔전에서 1분만에 벼락 데뷔골을 신고했다. 5월 베트남아시안컵에선 여자축구 선수 최초의 A매치 30호골 기록을 썼다.

클래스가 달랐던 두 선수는 일본을 교두보 삼아 유럽 진출의 꿈을 이뤘다. 지소연은 "일본에서 뛰던 시기는 일본 여자축구의 전성기였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한 덕분에 첼시에 갈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연경 역시 "나도 똑같은 생각이다. 대우는 한국과 비슷했지만, 시스템이나 분석, 세밀한 부분들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일본과 유럽은 또 다르다. 김연경은 "유럽의 경우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 언어도 완전 다르고 힘든 부분이 있다"고 했다. "운동 시스템과 스타일이 다르고. 외로움도, 적응도 그렇고. 처음에는 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지소연도 고개를 끄덕였다. 유럽 진출 3년차인 김연경은 잉글랜드 1년차 후배 지소연에게 자신만의 적응 비법을 전수했다. "나는 운동하면서 힘들 때 한국드라마, 예능프로그램을 봐. 스트레스가 풀리거든. 조금이라도 웃게 되니까."

'지메시'-'김메시'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꿈

지소연과 김연경은 100일 후 인천에서 생애 3번째 아시안게임을 꿈꾸고 있다. 시즌중인 만큼 소속구단의 차출 협조가 필요하지만, 대한민국의 '안방'에서 금메달에 힘을 보태고 싶은 소망은 간절하다.

금메달 전망을 묻는 질문에 김연경은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 태국 등과 경쟁할 것같다. 태국도 1진이 온다는 이야기가 있고. 일본은 1.5군이 오더라도 강팀"이라고 했다. "4년전 광저우때 결승에서 중국에 진 게 지금도 아쉽다. 이번엔 무조건 금메달!"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캐나다월드컵을 앞둔 지소연 역시 인천아시안게임에서의 필승을 다짐했다. "한국, 일본, 북한, 중국의 4강 싸움이 될 텐데, 우리 안방인 만큼 반드시 금메달을 따고 싶다."

한일전 이야기가 나오자 '쿵짝'이 척척 맞아들었다. 일본과 친하지만, 한일전에서만큼은 누구보다 독한 승부욕을 불태우는 점이 꼭 닮았다. "다른 팀한테는 다 져도 일본한테는 절대 지면 안된다"는 김연경의 말에 지소연이 맞장구 쳤다. "언니도 나랑 똑같구나. 절대 지면 안된다! 일본애들이 한국은 우리한텐 강하면서 호주, 중국은 왜 못이기냐고 묻더라. 진짜 일본이라고 생각하면 다 이길 텐데…." 천하무적 '메시자매'가 눈빛으로 통했다. '라이벌' 일본을 넘어 인천에서의 동반 금메달을 결의했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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