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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아이스하키리그' 김영우, 노란 장비에 담긴 염원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4-29 14:20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지난 26일 서울 제니스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4년 제니스아이스링크 한국독립아이스하키리그' 2라운드 첫 경기, 블레이저스의 골리 김영우가 경기 전부터 링크에 모인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신의 장비에 노란색을 입혀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영우는 헬맷을 제외한 글러브와 패드, 스틱에 노란 테이프를 붙이고 경기에 임했다. 이유를 묻는 팀원들에게는 수줍게 "그냥"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김영우의 변신에는 이유가 있었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독립리그에 뛰어든 김영우는 이제 만 18세,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과 비슷한 또래다. 연일 뉴스를 통해 들려오는 소식에 더 마음이 아플 수 밖에 없었다.

김영우는 세월호 사고 이후 SNS 프로필 사진도 자신의 사진에서 희생자의 명복을 기리고 실종자들의 무사생환을 바라는 '노란 리본'으로 바꿨지만 자신의 마음을 더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유니폼에 노란 리본을 달까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 때 눈에 들어온게 스틱과 노란색 테이프였다. 김영우는 마음을 담아 노란 테이프를 붙이고 경기에 나섰다. 소속팀인 블레이저스는 웨이브즈를 5대3으로 꺾었다.

김영우는 "내 동생같은 아이들이 차가운 물 속에서 고통스러워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하루 빨리 기적이 일어나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빌면서 노란 리본 대신 테이프를 붙였다"라며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생환을 기원했다.

김영우가 소속된 블레이저스는 국내 스포츠 사상 최초로 만들어진 독립리그 소속 아이스하키팀이다. 독립리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한국 아이스하키 선수층 확대와 아이스하키 홍보, 활성화를 위해 창설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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