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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황제'의 완벽한 부활이었다.
쇼트트랙 역사를 새롭게 썼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3관왕(1000m, 1500m,5000m 계주)에 오른 안현수는 국적을 바꿔 8년 만에 출전한 소치에서 3관왕에 오르며 역대 최고의 선수에 등극했다. 또 500m 금메달로 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전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금자탑을 세웠다. 중국의 왕멍(금4·은1·동1)을 넘어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선수중 가장 많은 금메달을 보유한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안현수는 8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안톤 오노(미국)가 보유한 최다 메달 기록(8개·금 2·은2·동4)과 타이를 이뤘다.
예상치 못한 수확이었다. "올림픽 출전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메달 목표가 있었고 욕심은 있었다. 모든 종목에서 결선에 오르는 것이 목표였다. 1500m는 힘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메달 목표로 첫 날 경기에 임했고, 목표를 달성했다. 그것이 나머지 경기에서 부담없이 치른 계기가 됐다. 더 마음을 편하게 준비한 것이 이같은 결과를 가져왔다."
귀화를 결정한 배경도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아버지가 너무 많이 인터뷰를 해서 나와 의견 충돌도 있었다. 내가 얘기하지 않는 부분이 부풀려졌다. 아버지가 나를 너무 아끼는 마음에 그런 말을 하셨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피해를 보는 부분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2008년 무릎 부상 여파로 4번 수술을 받았고 선발전 이전에 한 달 밖에 운동을 못했다. 특혜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시간이 부족했을 뿐"이라며 "파벌은 있었지만 귀화를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아니다. 올림픽에 꼭 한 번 다시 나가고 싶었기에 나를 위한 선택을 했다. 나를 인정하고 믿어줬기 때문에 러시아를 선택했고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 빙상계에 대한 생각을 묻자 '후배들'을 언급하며 힘든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내 성적이 한국 선수들과 맞물려 보도되는 게 올림픽 내내 힘들었다. 4년 동안 준비한 선수가 무슨 죄인가. 한국에서 나로 인해 더 이상 시끄러운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안현수와 함께 나온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러시아빙상연맹 회장은 "이번 올림픽에서 러시아의 쇼트트랙이 많이 발전했는데 이는 안현수가 이끈 것이다. 앞으로 감독으로도 러시아에서 활동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