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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녀검객'김지연 시카고월드컵金은 어떻게?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5-08 10:57



'미녀검객' 김지연(25·익산시청)은 대한민국 여자펜싱 최초의 금메달리스트다. 지난해 8월 런던올림픽 여자사브르 개인전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로또 맞은 기분"이라던 금메달 소감은 진심이었다. '만년 3위'였던 그녀는 국제무대 첫 우승을 올림픽에서 해냈다. 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마리엘 자구니스(미국), 결승에서 랭킹 2위 소피아 벨리카야를 줄줄이 꺾었다. 펜싱전문가들조차 예상치 못했던 쾌거였다. 날쌘 발, 날선 감각, 강한 승부욕에 빼어난 미모까지 두루 갖춘 김지연은 런던올림픽 직후 최고의 '미녀 스포츠스타'로 스타덤에 올랐다.

올림픽 금메달 이후 쏟아진 관심에도 자만하거나 들뜨지 않았다. 멈춰서지도 않았다. 런던에서 '금2 은1 동3'을 따내며 세계 2강에 우뚝 선 이후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는 선수들과 협회의 부담감은 오히려 더 커졌다. 끊임없이 훈련에 매진했다. 태릉선수촌의 펜싱대표팀은 올림픽 전과 똑같이 새벽, 오전, 오후, 야간 등 '하루 4번' 지옥훈련을 소화했다. 김지연은 2월 중순부터 3월 초 벨기에, 이탈리아에서 열린 올해 첫 A급 월드컵에선 9위에 그쳤다. 그러나 3월 중순 터키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모스크바그랑프리에선 5위에 오르며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올해 5번째 출전한 국제대회인 2013년 시카고 여자사브르월드컵에서 '올림픽 챔피언' 김지연이 마침내 빛나는 금메달 소식을 전해왔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에이스들을 줄줄이 꺾으며 1위에 올랐다. 특유의 빠른발과 유연한 몸놀림, 예리한 찌르기는 여전했다. 시카고 하늘에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올림픽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김지연은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 에이스 알리나 코마시추크(세계랭킹 33위)를 15대10으로 꺾었다. 준결승에서 러시아의 야나 이고리안(세계랭킹 57위)을 15대11로 눌렀다.경쟁자들의 부진 속에 김지연의 선전은 더욱 빛났다. '미국 에이스' 자구니스는 8강에서 러시아 에이스 디나 갈리아크바로바에게 12대15로 패했다. 안방잔치에서 6위에 그쳤다. 세계랭킹 1위 올가 카를란(우크라이나) 역시 8강에서 야나 에고리안에게 14대15로 졌다. '우승자' 김지연은 랭킹 포인트 32점을 더하며, 총 219점을 확보, 카를란(우크라이나) 자구니스(미국)에 이어 2012~2013시즌 여자 사브르 세계 3위에 랭크됐다

7일 밤 귀국한 김지연은 올림픽 이후 첫 국제대회 금메달의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날의 금메달이 단순한 우연이 아닌 '오롯한 실력'이었음을 입증했다. "올림픽 이후 또 성적을 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월드컵 대회에서 개인전 우승을 해 정말 기쁘다"며 웃었다. 금메달의 비결은 역시 부단한 노력이었다. "올림픽 후에도 계속 훈련량이 많았고, 체력훈련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같다"고 분석했다. 협회 차원의 아낌없는 지원에도 감사를 표했다. 지난 2월 손길승 대한펜싱협회장(SK텔레콤 명예회장)이 두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세계 2강'을 유지하기 위한 손 회장의 의지가 강력했다. 지원은 더욱 늘었다. SK텔레콤은 지난 4년간 연간 11억5000만원을 지원해왔다. 세계 2강 한국에 대한 유럽 강국들의 견제가 심해지는 가운데, 3년 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위해선 세대교체, 저변확대, 국제경험, 선수발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제대회에 종목별 대표팀 8명 전원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6억원의 전지훈련비 예산이 추가편성됐다.

남녀사브르대표팀은 처음으로 8명이 나선 시카고월드컵에서 보란듯이 성적으로 응답했다. 김지연이 금메달, 김정환 오은석 구본길 원준호의 남자사브르 대표팀이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다. 김지연은 "종목별 대표팀 8명 중 4명만 선별해서 나가던 월드컵 대회에 4월부터 전원이 다 나가게 됐다. 팀이 하나로 똘똘 뭉쳤다. 응원소리가 2배였다. 덕분에 힘을 얻어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인 노력에 단단한 팀워크, 든든한 후원이 더해진 결과다.

금메달리스트 김지연은 숨돌릴 틈도 없이 8일 전라남도 해남으로 향한다. 10~11일 양일간 해남 우슬체육관에서 열리는 하계유니버시아드 파견선수 선발전에 출전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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