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3개월만의 우승 '외인구단' 포스코파워의 힘

◇창단 4개월만에 전국남녀종별선수권 단체전 여자부 우승을 일군 포스코파워 선수단이 우승기 옆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형석 포스코파워 감독 전혜경 코치 윤서원 윤선애 임소라 문보선 오아름 노이정 전지희 최정안 코치.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여자탁구 신생팀 포스코파워가 가공할 '파워'를 과시했다.

포스코파워는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에서 창단 4개월 만에 여자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변이었다. 준결승에서 에이스 석하정(26)이 빠진 전통의 강호 대한항공을 3대0으로 꺾었고, 결승에선 국가대표 박미영(30)과 문현정(27)이 분전한 삼성생명에 3대2로 역전승하며 창단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5일 전국종별선수권 여자탁구 단체전 결승에서 복식조로 나선 전지희(왼쪽)-윤서원. 0-2로 뒤지던 상황에서 삼성생명 문현정-김민경 조를 3대1로 물리치고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창단 첫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서울시청 출신 선수들이 근간이 된 포스코파워는 지난 3월 창단된 여자탁구계의 '외인구단'이다. 대한항공, 동대문구청, 서울시청 사령탑을 거친 김형석 감독의 길을 따라온 선수들이다. 팀 해체와 이적을 거듭하면서 '악으로 깡으로' 똘똘 뭉쳤다. 베테랑 윤선애(28) 윤서원(28)이 맏언니로서 중심을 잡고 있다. 삼성생명 출신의 문보선은 서울시청을 거쳐 포스코파워에 합류했다. 서울시청 소속이던 임소라 오아름 노이정, 중국 청소년 대표 출신의 귀화 선수 전지희(19)에 10대 유망주 유은총(18·군산중앙여고)도 가세했다.

◇포스코파워의 맏언니, 수비전형 에이스 윤선애.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선수들은 지난해 12월 예산 삭감, 해체설이 나돌던 서울시청에서 '신생팀' 포스코파워로의 대이동을 감행했다. 소속팀 이름표만 바꿔달았을 뿐인데 창단 4개월만에 전국대회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은 누가 봐도 1등 전력이 아니다"라며 제자들이 단시간에 일궈낸 기적같은 성과를 칭찬했다. "모기업이 든든한 지원을 약속한 것이 그동안 마음 고생했던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고 선전의 비결을 귀띔했다. 서울시청 시절, 빠듯한 예산 탓에 국제오픈대회 출전은 감히 꿈도 꿀 수 없었다. 오픈대회 성적이 국제탁구연맹 랭킹포인트로 연결되고 국가대표 발탁으로 이어지는 시스템 속에서 선수들은 극한의 좌절감을 맛봤다. 포스코파워 창단 이후 든든한 지원군이 생기면서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경제적,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은 선수단은 스스로 자율훈련을 하며 신바람을 냈다. 지난 5월 KRA컵 SBS챔피언전 여자단식 4강에 전지희(19) 윤서원(28) 등 2명이 이름을 올리며 파란을 예고했었다. 신생팀 돌풍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 감독은 "왼손 셰이크핸드 전형에 백드라이브가 좋은 전지희는 2014년 아시안게임 때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여고생 에이스 유은총도 상비군 선발전에서 3위에 오른 실력파다. 윤선애, 윤서원 등과 신구 조화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활약에 대한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전영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