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전쟁이 시작됐다. 그동안 위스키, 와인, 소주, 수입 맥주에 치여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국내 주류업계가 신제품 출시, 제품 리뉴얼 등을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봄의 시작과 동시에 성수기에 돌입한 계절적 특성도 반영됐다.
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는 최근 각각 신제품을 출시, 기존 제품을 리뉴얼을 진행했다.
하이트진로는 4일 기존 라거 맥주와 차별화된 원료와 공법을 적용한 '반전라거-켈리'를 출시한다. 2019년 테라를 출시한 뒤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제품이다. 켈리는 덴마크산 프리미엄 맥아만 100% 사용해 만들었으며 알코올 도수는 4.5%다.
하이트진로는 켈리와 기존 맥주 브랜드 '테라'를 바탕으로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달성에 나설 계획이다. 추가 브랜드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특히 소맥을 즐기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의 입맛을 고려,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켈리의 기획 단계부터 신경을 썼다. 라거에 비해 탄산감이 강해진 것이 대표적이다. 켈리는 7도에서 1차 숙성한 뒤 영하 1.5도에서 한 번 더 숙성시키는 더블 숙성 공법으로 강렬한 탄산감을 갖추고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테라로 다져진 맥주 시장에서의 안정적 위치 대신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다"며 "켈리로 맥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켜 시장점유율 1위를 반드시 탈환하겠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시장에서 참이슬과 진로 등 브랜드 다양화를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경험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의 2022년 소주 시장 점유율은 진로를 출시한 2019년 대비 10.3%가 늘었다.
국내 맥주 시장 시장점유율 1위인 카스를 보유하고 있는 오비맥주는 최근 세컨드 맥주 브랜드 한맥의 리뉴얼 제품을 지난달 27일 출시했다.
오비맥주는 한맥이 K-라거를 지향하는 만큼 병과 캔 패키지 상단에 흰색 띠를 두르는 등 한국적 요소를 강조했고, 거품 지속력을 대폭 높이고 4단계 미세 여과 과정을 적용했다.
서혜연 오비맥주 마케팅 부사장은 "패키지와 거품에 주안점을 두고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카스는 지난해 10월 가정시장 점유율 42%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제조사별 판매량 집계에서도 오비맥주가 54%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제로슈가 소주 새로를 선보이며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롯데칠성은 올해 하반기 중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의 리뉴얼을 진행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이 줄어들며 혼술족이 증가하며 와인과 위스키의 인기가 높아졌지만, 엔데믹 이후 외부활동과 대면활동이 늘어나고 있어 맥주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업체들의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