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계약'에 간절함 느꼈다…FA 미아 탈출 이렇게 됐다 [고척 비하인드]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박재만 기자 [e-mail]

[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정찬헌(33·키움 히어로즈)이 원소속팀으로 돌아왔다.

키움은 27일 "고척스카이돔 구단사무실에서 FA 정찬헌과 계약기간 2년,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옵션 최대 2억6000만원 등 총액 8억6000만원에 FA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길었던 '무직' 선수 탈출이었다.

정찬헌은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권리를 행사했다.

2008년 LG 트윈스 1차 지명으로 입단해 2021년 서건창과의 트레이드로 키움으로 옮긴 그는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자원으로 평가를 받았다. 2021년 9승5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한 그는 2022년에는 20경기 출장에 그치면서 5승6패 평균자책점 5.36으로 주춤했다.

FA 신청 해의 성적은 썩 좋지 않았지만, FA B등급으로 보상규모가 크지 않아 투수가 필요한 구단에서 충분히 영입할 수 있는 자원이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을 생갭다 싸늘했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될 때까지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았고, 시범경기마저 막바지로 치달았다.

결국 원소속팀 키움이 나섰다. 정찬헌 측은 '최종 제안'이라며 구단에 연락했다. 계약간 2년에 계약금 1억5000만원, 연봉 1억원, 옵션 최대 1억원을 제시했다. 총액 4억5000만원 규모.

구단은 정찬헌의 선수로서의 가치를 평가해 선수 측 제시액보다 더 큰 규모인 계약기간 2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옵션 최대 2억6000만원 등 총액 8억6000만원에 다시 역제시를 했다.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고형욱 키움 단장은 "첫 제시안을 보고 간절함을 느꼈다"라며 "구단 내부적으로 정찬헌에 대한 가치를 다시 평가했다. 더 적은 금액의 제시가 온 만큼, 그대로 계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찬헌 선수가 우리에게 왔을 때의 기대치 등을 반영해서 제안했다"고 말했다.

'미아 탈출' 뿐 아니라 더 높은 금액에 계약을 할 수 있게 된 만큼,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27일 오전 구단 사무실에 방문해서 곧바로 계약이 성사됐다.

정찬헌은 "밖에 있으면서 야구를 정말 사랑하는구나를 느꼈다. 마음을 조금 더 단단히 먹을 수 있는 시기"라며 "구단에서 많은 배려를 해주셔서 감사하다. 구단에서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척=이종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