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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닥터의 근육 건강 톡] 관절이 아픈데 근육을 키워야 하는 이유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07-18 18:49 | 최종수정 2022-07-21 07:59


"물리치료도 꾸준히 받고, 약도 열심히 먹는데 왜 다리가 계속 아플까요?"

다리가 아파 내원한 60대 초반 여자 환자가 하소연을 한다. 50대 중반부터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는데, 치료를 받으면 잠시 좋아졌다 시간이 지나면 또 다시 아프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통증을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근육을 키우셔야 해요."

"근육이요? 무릎 때문에 아픈데, 정말 근육을 키우면 안 아플 수 있어요?"

환자는 선뜻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관절 통증을 없애려면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정설이다. 무릎 통증의 경우 무릎을 잡아주는 '대퇴사두근'이라는 근육을 키워야 한다. 흔히 허벅지 근육이라 불리는 이 근육은 통증을 없애주는 것은 물론 무병장수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는 중요한 근육이다.

사실 필자도 처음 정형외과에 입문했을 때는 실제로 운동이 효과가 있을까 반신반의했다. 당시 스승님이나 선배님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환자에게 운동을 권했다. 무릎이 아픈 환자에게는 대퇴사두근 강화를 하라고 말하고, 고관절이 아픈 사람에게는 중둔근(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라고 하고, 발목을 자주 삐는 사람에게는 비골근(건) 강화 운동을 하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런 말을 반복적으로 듣다 보니 필자도 습관적으로 환자들에게 운동하라는 말을 많이 했다.

하지만 실제 진료를 하면서 근육이 통증을 줄이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확인했다. 가끔 엑스레이 상으로는 무릎 관절이 다 닳아서 이미 예전부터 아파했어야 정상일 것 같은데, 정작 환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아픈 적이 없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분들은 대개 연세가 있는데도 여전히 운동을 즐기고 허벅지 근육도 탄탄하다.

인공관절 수술을 했을 때도 근육이 많을수록 회복이 빨랐다. 똑같은 인공관절 수술을 하더라도 60대, 70대, 80대 환자들을 비교해보면 나이가 많을수록 재활 속도가 느리고, 통증이 좋아지는 시기도 점점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 근육량은 30대 중반에 절정에 달하고 40대에는 1년에 0.5~0.8%가량 감소하고, 50대 이상이 되면 매년 1%씩 줄어든다. 그렇게 계속 줄어 80대가 되면 30대 중반에 비해 근육량이 반토막이 난다. 결국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점점 줄어들면서 회복이 느려지는 것이다.


같은 또래라면 여자보다 남자 환자들이 예후가 좋다. 대체적으로 남자 환자분들은 여자 환자들에 비해 근육이 많고, 단단해서 수술할 때 피도 더 많이 나고 고생도 많이 하는 편이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회복이 빠르다. 이런 경험들이 반복되면서 관절 건강을 지키려면 근육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근육의 중요성을 입증한 연구 논문들도 많다. 무릎이 아플 때 단기적으로 가장 빨리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는 치료가 무릎 뼈 주사(스테로이드 주사)이다. 연구진은 무릎 뼈 주사를 맞은 환자와 주사는 맞지 않고 대퇴사두근 강화 운동만 했던 환자들을 비교했는데, 6개월 후 결과를 보니 대퇴사두근 강화 운동만 했던 환자들의 예후가 훨씬 우수했다. MRI상 이상은 없지만 관절통이 있는 환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실제 관절이 닳아 있는 관절염 환자에게서도 근육 강화가 효과가 있다는 논문들도 있다.

이처럼 근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교과서적으로도 급성 손상이나 골절을 제외한 거의 모든 관 질환의 1차 치료는 관절 주변 근력 강화이다. 근력 강화 운동은 관절염 정도와 상관없이 통증이 아주 심하지 않을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무릎이 아픈 환자들의 경우 하프 스쿼트(half squat)나 실내 자전거를 약한 강도로 놓고 타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부터 무리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프 스쿼트는 뒤에 의자가 있다면 의자에 닿지 않을 정도까지만 내려갔다가 올라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단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근력 강화 운동은 중요하지만 아픈 부위를 더 사용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관절통이나 관절염이 있는 환자에게 운동을 권하는 것은 관절을 잡아주는 근육을 키우라는 것이지, 노동을 하듯 관절을 많이 사용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정확한 운동법을 알고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부평힘찬병원 강진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부평힘찬병원 강진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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