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 역시 곰 활력소
기사입력 2000년 04월 18일 13시 48분
결국 SK가 보약이었다.
두산은 지난 주말 SK와의 3연전에서 많은걸 건졌다. 세판을 싹쓸이해 승률 7할대에 올라섰고 삐그덕거리던 위 아래 타선이 오랜만에 손뼉을 착착 맞췄다. 그 중에서도 제일 반가운건 톱타자 정수근(23)의 회복.
SK 3연전 직전 정수근의 타율은 1할6푼1리. 3게임을 치르고 난 17일 현재 타율은 2할8푼9리로 무려 1할2푼이 넘게 점프했다. 시름시름 하다가 벌떡 일어나 앉는데 딱 3일 걸린 셈이다.
3게임에서 친 8개의 안타 방향도 부챗살이다. 왼쪽 3개, 가운데 2개, 오른쪽 3개. 다람쥐발로 만든 내야안타도 어김 없이 2개나 끼었다.
시범경기부터 허리 근육이 뭉쳐 불편한 것도 있었지만 나가기만 하면 공이 틱틱 방망이 중심을 빗나가니 사실 그동안은 얼굴 한번 펼 일이 없었다. `우@동@수 트리오'가 쾅쾅 때려낼 때도 정수근은 덕아웃에 앉아서 속으로 "아이구, 저게 1점짜리가 아닌데…"하고 한숨만 푹푹 내뱉았다. 공동 1위긴 하지만 도루가 4개밖에 안되는 것도 성에 차질 않았다. 지금쯤이면 7∼8개는 될 시점인데 하늘을 못 보니 별을 딸 기회도 없었다.
김인식 감독은 "봐, 수근이가 자주 살아나가니 야구 하기가 얼마나 쉬워"라며 모처럼 싱긋이 웃었다.
정수근은 신바람으로 야구를 하는 전형적인 `기분파'. 김감독이 앞으로 기대하는 것도 그 신바람이다.
[박진형 기자 ji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