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연일 맹타…2군 주역
기사입력 2000년 04월 18일 11시 49분
이종범이 2군 웨스턴리그에서 펄펄 날고 있는 반면 고메스, 딩고 등 1군의 경쟁자들은 연일 헛스윙만 일삼고 있어 호시노 감독의 인내심이 한계를 드러낼 판이기 때문이다.
`2군 웨스턴리그 1위, 1군 센트럴리그 꼴찌'. 이 성적표 하나만 놓고 봐도 호시노 감독이 이종범이 그리울 때가 됐음을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다.
의당 2군 1위의 주역은 이종범이다. 방망이만 잡았다 하면 거의 반타작은 한다. 타율, 도루, 타점 등의 타이틀을 싹쓸이 할 판이다.
17일 현재 성적은 웨스턴리그에서 타율(0.469) 1위, 타점(14) 2위, 도루(4) 2위.
반면 고메스와 딩고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
고메스는 타율 1할8푼8리(48타수 9안타 6타점)에 삼진이 13개, 딩고는 타율 1할8푼4리(49타수 9안타 8타점)에 삼진 15개.
물론 20억원(딩고 2억1000만엔, 고메스 2억엔)이 넘는 고액 연봉자들이고 보면 언젠가는 감각을 되찾아 무섭게 쳐댈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 `언젠가는'을 믿고 견디기에는 상황이 좀 심각하다. 이제 겨우 14경기(4승10패)를 치른 상황에서 1위 요미우리(9승4패)와 무려 5게임반이나 벌어져 있다.
특히 16일 고시엔 한신전에선 노장 유후네(34)에게 0대2로 완봉패하는 치욕까지 겪었다. 안타라고는 달랑 3개. 이날도 고메스와 딩고는 약속이라도 한듯 각각 4타수 무안타, 3타수 무안타.
이쯤되면 관록이나 명성에 대한 믿음까지 떨어지는 건 당연지사. 이종범의 호출이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달이 될지, 다음달이 될지 알수는 없다.
하지만 천재타자 이종범의 벼락같은 `1군 타구'가 열도의 바람을 가를 날은 머잖은 것 같다.
[도쿄＝최재성 특파원 kkach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