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소재 장수프로그램 진가 SBS '그것이…'
기사입력 2000년 04월 17일 14시 55분
SBS TV 문성근의 다큐세상 `그것이 알고싶다'(연출 박두선)는 SBS의 대표적 교양프로다.
15일 방송된 ``몰래뽕'의 유혹－마약, 여성을 노린다'는 이 프로가 300회를 넘는 장수프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줄만한 작품이었다.
가장 돋보였던 점은 구체적 시각. 흔히 `마약'하면 남성이나 유흥업소 여성을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보편적 시각을 뛰어넘어 `일반 여성'이 마약에 빠져들게 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쇼킹함과 함께 `남의 문제가 아니구나'하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마약에 빠지는 과정에 대한 설명도 훌륭했다. 음료 등에 몰래 타서 먹이는 일명 `몰래뽕'과 한 화장품 외판원의 다이어트 약을 통한 침투 과정이 적절한 사례로 제시되며 마약의 무서운 전파력에 경종을 울릴수 있었다.
사례제시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경계 역시 적절했다. 소위 살빠지는 약의 소개가 가져올 부정적 정보 확산을 마약중독의 무서움에 대한 사례로 차단했고, `처벌은 있고 치료는 없다'는 행정력의 부재도 날카롭게 꼬집었다.
아쉬운 점 하나. "여자는 집구석에서 할일이 없잖아요", "살빼서 일하려고 그랬어요"라는 조직책과 피해여성의 말을 통해 여성이 마약에 쉽게 노출되는 이유가 사회적인 성적 편견에 기인한다는 점은 충분히 설명이 됐다. 그렇다면 `마약은 무조건 피해야 할 것'이란 메시지에 앞서 이러한 근본적 원인에 대한 치료 대안도 함께 제시됐어야 하지 않을까.
[정현석 기자 hsch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