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이러쿵 저러쿵] 연예계 큰손 강우석 - 차승재
기사입력 2000년 04월 17일 14시 55분
모차르트와 살리에르, 제갈공명과 주유 등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라이벌이 존재한다. 게중엔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처럼 천재와 범인의 안타까운 관계도 있다.
인기를 생존의 법칙으로 삼고 있는 연예계에 라이벌이 없을 리 만무하다. 하지만 연예계 라이벌의 공통점은 서로를 라이벌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
스타의 팬들이 들으면 화낼 지 모르지만, 필자가 보기엔 H.O.T와 젝스키스, 핑클과 S.E.S, 정우성과 이정재는 모두 선의의 라이벌이다. 이처럼 라이벌은 서로에게 경쟁심을 부추기며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때론 서로에 해를 끼치기도 한다. 신문지상으로 보도되는 유명스타의 스캔들은, 종종 기사의 소스가 라이벌 관계자의 입이기도 하다.
스캔들의 중심에 서있는 K양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녀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이 방송국 로비에 진을 치고 있는 연예계 매니저의 입에서 나온 적이 몇번 있었다. 그 소문들은 적당한 크기로 부풀려져, 뉴스에 목말라하고 있는 이들의 입장에선 귀가 번쩍하는 내용으로 포장됐다.
이런 경우가 또 있다. 신세대 탤런트 C양이 갑자기 인기를 모으자, 모 매니지먼트사에서 그녀에 대한 악성루머를 퍼뜨린 적이 있다. PD와의 말다툼이 `불화'로, 일시적인 출연중단이 방송국의 `출연정지'로 둔갑했고, C양측은 뒷수습에 애를 먹었다.
물론 지금은 이런 풍조들이 많이 없어졌다. 오히려 서로를 감싸주는 아름다운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이런 경향에 대해 가요계의 S매니저는 "필요악이다. 서로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서로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얼마전 우노필름의 차승재 대표를 만났다. 최근 싸이더스란 연예 콘덴츠 회사를 설립한 그는 강우석 감독, 강제규 감독 등과 함께 영화계의 실력자로 통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역학관계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 사실.
그런데 놀라는 것은 차대표는 강우석 감독에 대한 이야기 나올 때마다 "강우석 감독님"이란 극존칭을 쓰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영화계에서 강감독이 훨씬 선배이기는 하지만, 사실 두사람의 나이는 같다. 게다가 시쳇말로 덩치가 커진 차대표가 `강감독'이라고 표현해도 대실수는 아닐 성 싶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건 강감독도 마찬가지여서 차대표의 행보에 대해 항상 "잘 되야 한다"는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나는 이들이야말로 정말 `선의의 라이벌'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글:이문성[영화기획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