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기환씨 '목포'를 시집 한권에 스케치
기사입력 2000년 04월 16일 15시 14분
"섬은 여자(女子)다/섬은 좋(好)다!"(`섬' 전문)
`섬의 시인' 명기환씨(57．목포 덕인고교 교사)가 `섬의 도시' 목포를 시집 한권에 스케치해 냈다.
`목포에 오면 섬에 가고 싶다'(도서출판 답게). 목포역, 대반동거리, 영산강, 유달산 등 목포와 홍도, 진도, 완도, 소록도, 비금도 등 인근 섬들을 노래한 시 63편을 뀄다.
전남 해남 태생. 중학교 때부터 목포에서 살고 있는 명씨는 80년대 초반부터 섬 나들이를 시작, 전국 3100여개의 섬 가운데 80% 이상을 둘러봤다고. 동국대 국문과 은사인 고(故) 서정주씨는 이에 명씨에게 `섬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단다.
개중 홍도에 대한 애정은 남다른 편. 90여회 이상 다녀왔다는 고백이다.
"하늘가 푸르름이/꽃망울로 떨어져/푸르다 못 해 붉어 버린 섬/홍도여!/한 촉의 난 향기가/뱃길을 밝히고/바다는 마침/생명을 잉태한다."(`홍도여!' 전문)
반평생 가까이 섬에 미쳐 사는 이유를 물었다. 시인답게 시로 화답한다.
"섬에는/파도의 깊이만큼/푸른 유혹이 있어/비밀의 씨앗/찾아 나서네."(`섬을 찾는 이유 1' 전문)
명씨는 95년과 97년 섬 방문 일지를 정리, 스포츠조선에 `다도해 풍물기행'과 `한국의 선창'을 연재하기도. 적잖은 섬 나들이 길을 화가 최낙정씨와 동행했던 명씨는 조만간 최씨의 그림과 자신의 시를 조합, 시화전을 열 계획도 갖고 있다.
[정경희 기자 gumnu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