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스트라이크존도 '바꿔'
기사입력 2000년 04월 13일 13시 44분
스트라이크존도 `바꿔' 열풍에 빠졌다.
올시즌 들어 주심들이 아웃코스와 몸쪽 낮은 볼에 스트라이크 선언이 인색한 대신 높은 볼을 선호하고 있는 것. 예년처럼 아웃코스나 인코스의 스트라이크존에 적당히 걸치면 주심의 손은 거의 올라가지 않는다. 교과서대로 타자의 어깨선부터 무릎 사이의 홈플레이트를 통과할때만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결국 타자의 시야에서 가장 먼 바깥쪽으로 흐르는 볼과 배팅 포인트를 찾기 어려운 몸쪽 낮은공이 볼로 처리돼 올시즌은 타고투저 현상이 불가피할 전망. 실제로 이승엽의 홈런(3개) 페이스가 지난시즌보다 빠른 것을 비롯해 퀸란(7개．현대) 등 중장거리 타자들이 연일 장타를 터뜨리는 타격 활황세가 시즌오픈과 함께 연출되고 있다.
스트라이크존에 `바꿔' 바람이 분 것은 세계화 시대와 심판들의 자질향상으로 풀이된다.
최근 아시안게임과 슈퍼게임 등에서 나타난 국제조류는 공격야구. 특히 슈퍼게임에서 일본 주심들은 아웃코스는 아예 눈을 감다시피 했다. "스트라이크존에 걸리듯하며 바깥으로 빠지거나 몸쪽에 떨어지면 타자가 못 친다"는 게 일본 심판들의 변.
동양인의 체력과 팬들의 흥미를 감안해 공격야구를 유도하는 조정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타력이 워낙 강한 메이저리그에선 과거 한국처럼 아웃코스와 인코스 낮은볼에 후한 편이지만 원칙에 입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한국 심판들은 지난 2월 해외전훈과 3월의 각 구단 연습게임때 스트라이크존 실측기구를 사용해 `눈'을 키웠다.
이 결과 전반적으로 낮은 직사각형에서 가운데 정사각형에 가까운 새로운 스트라이크존이 형성돼 관행에 익숙했던 투수들이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횟수가 많아졌다. 물론 타자는 신바람을 내지만.
김찬익 KBO심판위원장은 "지난시즌까지 스트라이크를 선언한 몸쪽과 바깥의 볼 중 상당수는 올해는 볼로 처리한다"며 "앞으로의 한@미@일 프로 대항전 대비와 프로야구의 흥미유발을 위해 룰에 입각한 스트라이크 선언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상주 기자 sjl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