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카사노바] 가짜 미국 유학생 (8)
기사입력 2000년 04월 12일 14시 21분
윤명훈과 장미숙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만났다. 만나는 시간과 헤어지는 시간은 언제나 같았다. 장소만 조금씩 바꿨을뿐 만나서 하는 내용도 항상 같았다. 점심먹고 반주 좀 마신뒤 러보호텔로 옮겨 성유희를 즐기는 똑같은 레퍼터리였던 것이다.
그래도 좋았다. 윤명훈은 몸매 좋고 예쁘고 `성 서비스'까지 좋은 여자에 푹 빠졌고 장미숙은 젊고 싱싱한 남자에게 빠졌다.
장미숙에게는 두명의 돈많은 영감이 있었다. 장미숙은 1주일에 두번씩 찾아오는 영감들을 상대하고 있다. 그들로부터 챙긴 돈으로 아파트도 장만하고 술집도 차렸다. 그들의 성적 노리개감으로 지내기에는 너무 젊었기에 젊은 남자를 물색하다 윤명훈을 만난 것이다.
윤명훈에게서는 영감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만족감을 맛볼 수가 있었다. 장미숙은 윤명훈을 자주 만나지 못하는게 늘 아쉬웠다.
윤명훈도 마찬가지였다. 전영숙과 남은희 생각도 해 보았으나 그들에게서는 장미숙 같은 만족감을 얻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연락도 하지 않고 지냈다. 그것이 다음에 화근이 된다. 어차피 언제가 점화될 불씨이기는 하지만.
윤명훈은 침대에 누웠으나 장미숙 생각으로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윤명훈은 벌떡 일어나 `옳지, 장미숙 같은 여자를 하나 더 구하는거야!' 무릎을 치고는 인터넷 채팅방에 들어갔다.
`변쇠강'이라는 이름으로 미시방으로 들어가 `와이담 강사, 입장 인사올립니다'하고 글을 올렸다. `와이담, 부탁해요'라는 글이 잇따라 올랐다.
윤명훈은 와이담 한편을 올렸다.
"목수가 일을 하다가 커피가 마시고 싶어 다방에 주문을 했지요. 뾰쪽구두를 신은 다방 아가씨가 커피 배달을 왔는데 목공소에 널려져 있던 나무토막을 잘못 밟아 넘어졌습니다. 그런데 넘어지면서 공교롭게도 묘한 부분을 못에 찔려버렸습니다.
아가씨 왈 `이년은 팔자가 더러워서 낮에는 못에 찔리고, 밤에는 ×에 찔리고'하며 울먹이자 목수가 `이놈은 팔자가 기구해서 낮에는 못박고, 밤에는 ×박고'라고 했답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목수부인이 `이년은 팔자가 고약해서 낮에는 빨래빨고, 밤에는 ×빨고'라고 했지요.
마침 지나가던 스님이 보고는 `이놈은 팔자가 기구해서 낮에는 목탁치고, 밤에는 ○○○치고'라고 했답니다."
그러자 `압권!' `지긴다' `또 업수?'하는 글들이 잇따라 떴다. 그중에 `변쇠강씨와 얘기하고 싶어요'라는 글이 하나 있었다. 이름이 `레이디실크'라고 돼 있는 것으로 보아 여자가 틀림없었다.
`변쇠강'과 `레이디실크'의 귓속말 대화가 시작됐다.
"와이담을 더 듣고 싶어요."
`레이디실크'의 제의에 윤명훈은 또 한편을 내놓았다.
"어느 카사노바가 친구 부인에게 흑심을 품고 있었습니다. 카사노바는 어느날 점심때쯤 친구집을 찾아갔습니다. 친구는 회사에 출근했기 때문에 부인 혼자 있었지요. 카사노바는 부인에게 1000만원을 주겠다고 유혹, 뜻을 이뤘답니다.
그날 오후 남편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오늘 내 친구 다녀갔어?'
`네.'
`돈 1000만원 가져왔어?'
`네.'
`역시 그 놈은 믿을만해. 아침에 갑자기 돈이 필요하다며 1000만원을 꿔 갔거든. 오후에 당신에게 가져다주겠다고 하더니 약속을 지켰구먼.'하더랍니다. 남편돈 1000만원 받고 몸을 준 셈이 됐지요."
"저도 하나 해 보겠어요."
이번에는 `레이디실크'가 맞받았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