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해리거 땅볼 직접 처리
기사입력 2000년 04월 12일 01시 55분
"내손으로 처리하겠어."
11일 잠실 두산－LG전 2회말. LG 투수 해리거가 땅볼을 잡아 직접 1루 베이스로 전력 질주, `안전'하게 타자를 처리한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해리거가 편하게 공을 1루수에게 던지지 않고 구태여 다리품을 판데는 이유가 있다.
2회 들어 야수들의 실책성 플레이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
1사후 5번 심정수의 타석.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를 노려 친 공은 중견수 쪽으로 날아간 플라이볼. 앞으로 뛰어나오던 중견수 이병규는 공이 생각보다 뻗어나가자 재빨리 방향을 틀었으나 결과는 키를 넘기는 2루타.
이어 등장한 6번 강 혁의 타구. 핫코너로 강하게 날아간 공을 3루수 테이텀은 그림같이 건져올렸다. 그러나 1루로 던진 공은 땅에 한 번 튀기더니 1루수 서용빈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빠졌다.
순식간에 맞은 1사 1,3루의 위기. 1루주자 강 혁의 도루실패로 한숨을 돌린 뒤 7번 홍성흔의 투수앞 땅볼을 잡아 `여유있는 송구'대신 냅다 1루로 달려간 해리거. 그의 머릿속엔 `안전제일'이란 단어로 가득찬 듯 했다.
[잠실＝한준규 기자 manb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