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섬 산 3곳
기사입력 2000년 04월 10일 14시 36분
등산동호인들은 요즘 답답하다.
심한 봄가뭄 탓에 산불이 잦자 거의 모든 산에 출입금지령이 떨어져 배낭 메고 나설 곳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다로 눈을 돌리면 갈 곳이 없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멋지고 독특한 정취를 맛볼 수 있는 등산이 가능하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바다가 발 아래 펼쳐지는 섬 산행.
섬산행 마니아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섬 산 3곳을 소개한다.
▲낙가산(267m)＝강화도 서남쪽 석모도는 관음성지 보문사로 유명한 곳. 보문사 바로 뒷산이 낙가산이다. 남해 보리암, 낙산사 홍련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의 하나인 보문사에는 3가지 볼 것이 있다. 관세음보살마애좌상, 신라시대 바다에서 건져올린 22개의 나한상을 모셔 놓은 석굴암, 그리고 낙가산 정상에서 볼 수 있는 서해 일몰이다.
등산로는 보문사 마애좌상 뒤쪽으로 나 있는데 경사가 급하지 않아 쉽지만 숲은 뜻밖에 깊다. 산행 뒤 밴댕이회 안주에 인삼주 한잔이 제격이다.
서울 신촌 버스터미널에서 외포리 행 버스이용(평일 1시간10분 소요), 외포리에서 석포리까지는 페리로 5분. 석포리∼보문사 버스로 20분. 외포리 선착장(032-932-6007). 48번국도가 넓어져 차를 가져가도 불편 없다.
▲호룡곡산(244m)＝영종도 서남쪽 무의도에 있는 산. 바다를 내려다 보면서 오르는 길이 순해 당일 가족산행지로 인기 높다. 산행은 큰무리선착장에서 국사봉(136m)과 호룡곡산을 거쳐 샘꾸미선착장까지 약 7㎞ 거리. 3∼4시간이 걸린다. 인천 연안부두로 돌아가는 배가 물때에 따라 대무의와 소무의에서 번갈아 있으므로 사전에 체크. 대무의에서 출발할 때는 큰무리마을에서 하나개해수욕장으로 간 뒤 해수욕장 뒤 억새밭 샛길을 따라간다. 30분 정도 오르면 시원한 바다가 한눈에 들어 온다. 국사봉에서 구름다리를 건너면 호룡곡산.
연안부두 여객선터미널에서 무의도까지 1시간이 좀 못걸린다. 여객선은 오전, 오후 2회씩(인천출항 2회, 무의도출항 2회) 원광해운(032)884-3391
▲비조봉(292m)＝쾌속선으로 1시간 걸리는 덕적도의 최고봉. 덕적도 진리에 도착, 섬을 도는 마을버스를 타고 서포리해수욕장 직전 고갯마루에서 내려 등산을 시작한다. 대부분 바위로 이뤄져 사방으로 좋은 전망이 보장된다. 곳곳에 분재처럼 절묘하게 자라난 바다소나무도 볼만하다. 정상까지 30분.
북서쪽 주능선을 따라 망재와 동고령을 넘은 뒤 서포리해수욕장으로 내려간다.(4시간) 북쪽능선을 타고 순환도로까지 나가는데는 동고령에서부터 2시간이 더 걸린다.
쾌속선이 오전 9시30분, 오후 4시30분 2회 운항.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 대부해운이 운항하는 카페리(하루 한번)도 있다.
[송철웅 기자 sim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