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비밀' 모든 촬영 끝내
기사입력 2000년 04월 09일 15시 03분
`비밀'(박기형 감독－다다필름 제작)이 8일 `대단한' 우중 장면을 마지막으로 모든 촬영을 끝냈다.
대미를 장식한 이날 신은 생명보험회사에 다니는 구호(김승우)가 직장 동료 현남(정현우), 도경(박은숙)과 승용차로 귀가하다가 밤길을 가던 미조(윤미조)와 운명적으로 만나는 내용이다.
박기형 감독은 신비한 분위기에 어울리도록 `폭우'를 만들어달라고 스태프에게 주문했다. 화면 가득 내리 퍼붓는 비를 만들기 위해 `스카이레인(skyrain)'이란 새로운 장비가 동원됐다. `비밀'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비전웍스가 개발한 이 발명품은 30@ 높이의 기둥 4개로 이루어진 장대한 탑. 그 위로 소방차 세대 분량인 15@의 물을 뿌리자 마른 하늘에서 `하드레인'이 내렸다.
그러나 박기형 감독은 쉽게 만족을 하지 못하고 보충 촬영을 고집했다. "첫 장면이 영화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현실 감성 영화라는 작품 컨셉트를 한눈에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 두번이나 촬영을 한 것.
첫 촬영 때도 3일동안 내리 비를 맞으며 고생한 김승우는 보충 촬영을 해야한다는 스태프의 이야기에 기겁. 그러나 "평생 맞을 비를 한꺼번에 다 맞는 것 같다"고 하소연을 하다가도 "힘든 촬영은 순간이고 영화는 영원하다"는 등의 농담을 하며 시종일관 여유있는 모습으로 촬영을 끝냈다.
`비밀'은 6월쯤 개봉된다.
[전상희 기자 f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