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짝짓기 관람 '구제역' 비상
기사입력 2000년 04월 07일 14시 29분
말들의 짝짓기에도 구제역 한파가 불어닥쳤다.
제주경마장과 육성목장에서는 국산마 생산을 위한 짝짓기가 한창인데 구제역과 관련, 관광객들의 입장을 중단하라는 정부 지시가 내려진 것.
제주경마장은 지난달 15일부터 오는 6월말까지 씨수말 17마리와 씨암말 733마리를 교배시키고 있다.
짝짓기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아 지난달엔 하루 평균 600여명씩 찾았으나 이달부터는 일체 관람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제주경마장엔 관광객들의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경마장 관계자는 "관광객들은 안보면 이쉬운 정도지만 축산학과 학생들이 견학을 하지 못하는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말들의 짝짓기는 사실 돈주고도 구경하기 어려운 흥미로운 광경이다.
먼저 신부가 배란검사를 하고 샤워를 한뒤 입장하면 관리사들이 종부대(種付臺)라는 가슴받침대로 안내, 코뚜레를 하고 뒷발에 권투 글러브 같은 가죽신을 신긴다. 신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뒷발로 냅다 차버릴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다.
뒤이어 시정마(試情馬)가 입장, 신부를 애무하며 신랑을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는지를 테스트한다. 시정마는 임신능력을 상실한 늙은 수말이다.
시정마가 퇴장한뒤 신랑이 들어와 애무하면 신부는 꼬리를 치켜들어 받아들인다.
[제주＝이규승 기자 hor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