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코 '역시 ML 출신'
기사입력 2000년 04월 06일 12시 17분
그 실력이 어디가나.
메이저리그 타격왕 출신의 삼성 프랑코(39)가 본토야구의 매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투구가 몸쪽이든 바깥쪽이든 마음먹은 대로 타구를 날리는 것이 국내에선 좀체 볼 수 없었던 `컨트롤 타법'. 수비하는 입장에선 타구방향을 예상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개막전이었던 지난 5일 대구 SK전은 프랑코의 타격솜씨를 감상할 수 있었던 더없는 기회였다. 중전안타(1회)→4구(4회)→좌전안타(7회)→좌전안타(8회). 팀이 때려낸 6안타 가운데 절반인 3타수 3안타 2타점의 만점타격이었다.
시범경기만 놓고보면 프랑코는 제법 약점이 많았다. 대부분의 타구가 가운데를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치우쳐 각 구단의 데이터엔 프랑코가 당겨치기에 허점을 보인다고 적혀있었다.
그러나 프랑코는 이날 왼쪽으로 두개의 타구를 날리는 전혀 예상못한 타격을 뽐냈다.
프랑코의 `컨트롤 타법'은 36인치의 긴방망이에서 비롯된 정확한 배팅과 파워가 어우러진 결과. 아무리 방망이가 길어도 바깥쪽 코스의 공은 오른쪽 파울이 되기 십상이지만 프랑코는 힘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왼쪽으로 타구를 날릴 수 있다. 메이저리그 15년의 풍부한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라운드에서의 진지한 자세는 더욱 돋보인다. 술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데다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력은 20대에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프랑코는 경기직전 꼭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잡념을 없애기 위한 마인드컨트롤이다.
이승엽의 홈런쇼와 더불어 프랑코의 타격쇼. 올시즌 삼성이 몰고다닐 두가지 볼거리임에 틀림없다.
[대구＝권정식 기자 jskw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