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라인] 귀여운 대표팀 막내 이천수
기사입력 2000년 04월 05일 13시 42분
국가대표팀의 `튀는' 막내둥이 이천수(19．고려대)가 연일 해프닝을 연출하고 있다.
워낙 겁없고 개성이 강한 그이지만 막상 쟁쟁한 선배들과 어울리기는 그리 쉽지 않은 일. 선배 고종수(22．수원)와 한방을 쓰면서 잔뜩 군기가 든데다 항상 경쟁하는 대표팀 분위기에도 아직 적응하지 못한 모양이다.
지난 3일 미사리구장서 생긴 에피소드 하나.
슈팅 연습을 하던 이천수는 실수로 홈런성(?) 슈팅을 날렸다. 공이 빗맞아 엉뚱한 곳으로 날아간 것. 이런 경우 대부분 코칭스태프들이 공을 주워다 주지만 이를 잘 몰랐던 이천수는 미안한 마음에 자신이 직접 공을 주으러 달려갔다. 순간 슈팅 대열에서 벗어난 이천수를 보고 선배가 던진 한마디는 "너 훈련 중에 어디 가니?". 선배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고 이천수는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슈팅 대열로 돌아와야 했다.
창피를 당한 이천수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의욕에서 잠시 후 공중으로 몸을 날렸다. 센터링을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하는 연습에서 과감히 오버헤드킥을 시도한 것.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에 헛발질이 됐고 착지할 때 잘못 떨어져 그라운드에 머리를 부딪히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충격이 때문에 한참을 그라운드에 앉아 있던 이천수를 정해성 코치가 조용히 타일렀다. "의욕도 좋지만 다치면 안되지…". 스타일을 구긴 이천수는 잔뜩 심통이 난 표정이었지만 선배들은 귀엽다는 듯이 연신 흐믓한 미소를 흘렸다.
[서태원 기자 wak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