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SK '해도해도 너무해'
기사입력 2000년 04월 05일 13시 17분
부천 SK가 심상찮다. 지난해 구단과 선수단이 똘똘뭉쳐 99정규리그 페넌트레이스 2위를 일궈냈던 부천이 흔들리고 있는 것.
`저비용 고효율'의 경제논리로 팀을 운영하려는 구단과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는 선수들 사이의 감정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부천 선수들은 지난 1월 미국 LA 전지훈련때 2인실에 간이침대를 하나 더 놓고 3명이 지냈다. 알뜰하게 전지훈련을 하겠다는 구단의 의지때문이었다. 훈련을 마친 후에도 편안하게 쉴 공간이 없었던 선수들 사이에서 불만의 소리가 터져나온 것은 당연한 일.
구단은 또 최근 선수단 전용버스를 처분하고 관광버스를 임대해 쓰고 있다. 1년에 1억원 안팎의 유지비가 드는 전용버스보다는 20만원짜리(1일 임대비용) 관광버스가 낫다는 얄팍한 경제논리를 따진 것이다.
상황이 이 정도니 선수들은 요즘 버스에서 내리는 것을 슬금슬금 피하는 눈치다. "혹시라도 팬들이 관광버스에 내리는 것을 보면 무슨 망신입니까." 때문에 팬들이 없는 운동장 구석에 버스를 하차시키길 원하는 선수들이 더 많다.
최근 간판스타 강 철의 연봉협상 난항으로 `짠물 구단'이라는 오명을 들었던 부천은 그동안 우호적이었던 팬들까지 `야당'으로 돌아서자 무척 난감해 하고 있다.
구단 홈페이지에는 "팀 이름에서 SK를 빼고 부천 FC라고 부르자"며 Anti-SK(부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