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암관전평] '서장훈 평상심'의 위력보인 한판
기사입력 2000년 04월 02일 13시 13분
농구의 전력 중 가장 중요한 요소가 높이라는 정설을 증명한 경기였다.
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높이를 얻기 위해 챔프전 2연패의 주역 재키 존스를 양도하고 맞바꾼 막강한 파워의 로렌조 홀과 맥도웰의 높이를 무력화시킨 토종의 자존심 서장훈은 4차전에 이어 5차전에서도 골밑을 완전히 장악,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평소 위험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던 심판 판정에도 확연히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 체력 뿐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서장훈의 안정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한 SK의 공격력은 내외곽에서 한층 유연한 골 결정력을 선보이면서 1쿼터를 순조롭게 끌고 나갔으며 석주일과 손규완의 틈새공격도 SK가 이기는 데 결정적 수훈을 세웠다.
결과적으로 서장훈이 평상심을 발휘하면 승리한다는 속설이 증명된 한판이었다.
반면 현대는 신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세트 오펜스를 고집한 게 패인이었다. 현대의 세트 오펜스는 결국 골밑에서 서장훈에게 완벽하게 봉쇄당했고, 믿었던 추승균과 조성원이 미스 슛을 하게 만든 원인이 됐다.
조성원의 특징은 속공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따라서 현대는 세트에서는 SK를 제압하기 어렵다는 것이 증명된 이상 팀의 장기인 속공으로 승부를 걸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큰 경기에서는 복잡한 것보다 단순한 것이 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연세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