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루-베이지컬러-노출룩등 '누드패션' 유행
기사입력 2000년 03월 31일 14시 18분
지금 패션계는 누드혁명 중.
가릴 것도, 숨길 것도 없다.
`누드'라는 컨셉트가 패션@디자인계 전반에서 각광받고 있다. 또 `누드'라는 말이 포괄하는 뜻도 점점 더 넓어지고, 그것을 활용한 아이템도 다양해지고 있다.
올 봄 패션을 지배하고 있는 조류는 로맨티시즘. 분홍 빨강 노랑으로 대표되는 원색적이고 화려한 컬러, 일명 `땡땡이'와 `꽃무늬'등의 프린트, 스팽글과 비즈 등 `반짝이패션'(글리터링룩) 등이 로맨티시즘이라는 조류를 형성하고 있지만, `누드' 역시 만만치 않은 세력이다.
▲`속보이는 패션'
누드패션은 `속보이는 패션'에서 출발했다. 입은 듯 만 듯 알몸을 거의 노출시킨 `시스루'가 기본이다. 어떤 패션쇼에서든지 영락없이 등장하는 게 시스루의상이고 보면, 인간의 원초적 상태를 표현하는 누드는 트렌드이기도 하지만 변치않는 패션의 요소이기도 하다.
이런 개념의 `누드'는 최근 가전제품 디자인의 주목받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이른바 `누드 테크놀로지'다. 가전제품이 기존의 블랙과 실버, 골드 등의 갑갑한 틀을 벗어던지고 있다. 내부의 구조가 훤히 비치는 투명 핸드폰, 컴퓨터, 전자렌지, 청소기, 카세트 등이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누드 컬러
피부빛과 비슷한 톤의 색상을 이용한 의상은 좀 더 광범위한 의미의 `누드패션'이다. `시스루'가 패션의 기본아이템 중 하나라면 누드컬러는 트렌드다. 올 봄에는 베이지, 핑크 베이지, 샌드 베이지 등 다채로운 톤의 누드 컬러가 여성의 섹시함을 강조하고 있다.
때에 따라서 전문가들은 원색과 대비되는 파스텔톤의 컬러를 `누드컬러'로 보기도 한다. 어차피 피부색깔은 원색이 아닌 파스텔톤. 피부색과 닯고자 하는 게 누드패션이기 때문이다.
▲가식을 벗어던진다
`네이키드'(naked)가 인간의 `벗은 상태'를 아무 감정없이 뜻하는 말이라면 `누드'는 좀 더 감각적인 의미. 몸이 가진 아름다움과 원초적 욕망을 그대로 드러내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핵심은 `벗는다'는 것. 노출이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면 `로맨티스즘'도 자연스럽게 `누드패션'으로 진화한다. 꽁꽁 숨겼던 몸이 드러나면서 정작 해방되는 건 어둠 속에 묻혀졌던 인간의 원초적 욕망일 터.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영화 `패션쇼'(프레타 포르테)의 마지막 장면은 `누드혁명'의 예고편이었다.
[이형석 기자 evol9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