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민배우, 비디오 시장서 대결
기사입력 2000년 03월 30일 15시 08분
한국에서 `국민배우'라고 하면 단연 안성기를 꼽는다. 일본에도 국민배우라고 불리는 이가 있다. 다카구라 켄.
국민배우는 아무나 얻을 수 있는 호칭이 아니다. 중장년층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대표작들이 수두룩할 뿐 아니라, 요즘 젊은 관객들에게도 신뢰감을 주는 배우. 그런 배우가 바로 국민배우다.
지난 21일 비디오로 출시된 안성기 주연의 `구멍'(새롬엔터테인먼트)과 내달 7일 출시되는 다카구라 켄 주연의 `철도원'(DMV)은 국민배우의 진가를 확인시켜주는 작품들이다.
`구멍'은 최인호의 동명 원작소설을 영상화한 작품. 안성기는 성도착증에 걸린 외과의사 역할을 맡았다. 세기말의 하루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혼돈스러운 내면을 표현한 안성기의 연기는 한마디로 압권.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안성기가 상대역은 김 민과 여느 영화에선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베드신'을 펼쳤다는 것.
`철도원'은 지난해 일본에서 450만명의 관객을 울리는 히트작이다. 다카구라 켄은 아내의 임종도 지켜보지 못하고 철도원의 역할에 충실했던 한 가장의 강직한 외면과 쓸쓸한 내면을 절절하게 묘사했다. 특히 후반부 인형을 들고 나타난 딸과의 동화같은 사랑이야기가 보는 이의 가슴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는다.
[안영준 기자 ju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