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아카데미상 시상식 '인터넷 생중계' 열풍
기사입력 2000년 03월 26일 16시 23분
세계 영화계 최대의 축제가 된 올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사이버스페이스에서도 최고의 쇼로 기록될 전망이다.
2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슈라인 오디토리움에서 개막되는 제72회 아카데미 시상식과 관련된 인터넷 사이트들에 2000만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접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2000만명은 ABC TV의 시상식 생중계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되는 전세계의 시청자 10억명에 비하면 적은 수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아카데미상 시상식과 관련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 네티즌이 200만명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불과 1년 사이에 접속자들이 무려 열배나 증가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야후의 영화사이트(movies.yahoo.com)는 아예 아카데미상 관련 우수 사이트 28개의 주소를 소개하고 있다. 아카데미상과 관련된 사이트가 너무 많아 인터넷 사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안내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
이중 최고의 사이트는 오스카닷컴(oscar.com). 아카데미측과 디즈니사가 설립한 합작 공식사이트로 접속자들에게 무대 뒤의 모습을 보여주고, 슈라인 오디토리움의 주차장에 세운 특별 `프레스 텐트'에서 열리는 수상자들과 기자들의 인터뷰 장면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이같은 특혜는 중계권을 가진 ABC TV가 디즈니사 산하의 방송사인데다 아카데미측도 똑같은 지분을 갖고 있는 덕택이다. 이 때문에 오스카닷컴의 강력한 라이벌인 할리우드닷컴(hollywood.com)측이 불공정한 특혜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할리우드닷컴은 무대 뒤 분장실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취재해 중계할 계획. 채팅룸을 마련하고 네티즌들의 인기투표를 실시하는 등 오스카닷컴에 조금도 뒤지지 않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시상식을 중계할 ABC TV의 브라이언 바우먼 부사장은 "TV중계와 인터넷 사이트들은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광인 기자 kisu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