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보스턴, 우승후보지목에 전전긍긍
기사입력 2000년 03월 26일 14시 51분
"밤비노 악령에 이어 SI의 저주까지？"
`저주'라면 신물이 나는 보스턴이다. 지난 1918년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 한후 지긋지긋하게 따라붙은 것이 이른바 `밤비노(루스의 애칭) 악령'. 보스턴은 1918년 이후 한차례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하며 루스를 헐값에 팔아치운 죄값을 80년동안 치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그 고약한 것이 곱배기로 붙었다. 이른바 `SI(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저주'
미국내 최고권위의 스포츠 전문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최신호는 2000시즌 메이저리그를 전망하며 월드시리즈 우승팀으로 보스턴을 지목했다. 99사이영상 수상자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보스턴)의 투구장면을 타이틀 사진으로 대문짝만하게 내걸며.
샴페인 파티라도 열었을 것 같지만 보스턴은 정반대. 한마디로 `경악' 그 자체다. SI가 우승을 점친 구단치고 제 성적을 낸 팀이 한차례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보스턴 팬들은 지난해말 SI가 보스턴 브루인스를 올시즌 스탠리컵의 주인공으로 예측한 사실을 떠올리고 있다. 브루인스는 최하위권으로 곤두박질치며 플레이오프와는 이미 멀어진 상태.
선수들은 이 사실을 애써 외면하려 하면서도 "SI가 찍으면 망한다던데…"라며 연일 술렁이는 분위기다. 현지 언론도 이와 관련한 가십을 끊임없이 토해내고 있다.
듣기 좋은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는 모양이다. 보스턴에 내린 `곱배기 저주'가 한낱 미신으로 끝을 맺을지, 혹 위력을 떨칠지 흥미롭다.
[클리어워터(미 플로리다주)=김우석 특파원 kwooseok@nuri.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