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5경기 5할8푼 맹타
기사입력 2000년 03월 24일 13시 42분
두산의 `흑곰' 우즈(31)는 날이 갈수록 한국인을 닮아간다.
내세우기 보다는 숙여야 더 대우받고, 말을 앞세우기 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무서워 한다는 것을 잘 안다.
3년차인 우즈는 현역 외국인선수 가운데 한국 무대 최고참이지만 결코 티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메이저리그 타격왕 출신의 프랑코(삼성)나 현대의 윌리엄스 등을 만나면 눈을 깜빡이며 그들의 토씨 하나라도 놓칠세라 진지하게 한수 지도를 받곤 한다.
비록 메이저리그 물은 못먹었지만 적어도 한국에선 그들을 뛰어넘을 자신이 있으나 당당히 굽힐 줄도 안다.
따뜻한 플로리다 출신이 아니랄까봐 우즈는 시범경기 초반 추위 때문에 얼른 페이스를 찾지 못했었다. 그러나 수은주가 올라가면서 힘을 받고 있다. 시범경기 5게임에서 홈런 두방을 포함, 12타수 7안타로 타율 5할8푼3리에 8타점. 최근 3게임에 7타점과 홈런 두방이 몰렸다.
우즈는 요즘 "올시즌 목표가 뭐냐"고 물으면 대답 대신 왼손 약지를 펴서 간들간들 흔들어 보인다. 그리고는 "난 한국에서 홈런과 타점왕을 다해봤다. 남은 건 챔피언 반지 뿐"이라고 얘기한다.
심정수와 김동주가 뒤에서 워낙 뻥뻥 질러대니 우즈는 사실 힘쓸 필요가 없다. 우즈는 "홈런 칠 생각은 없다. 다만 공격이 잘 연결되도록 정확히 때리겠다"며 정교한 타격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산＝박진형 기자 ji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