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유니폼 입게된 강병규
기사입력 2000년 03월 24일 01시 20분
마치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예측하고 있었다는 표정이었다. 23일 오후 선수협 이삿짐을 꾸리다가 이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강병규는 차분한 어조로 심경을 밝혔다.
－소감은.
▲평탄한 선수생활을 원했으면 애초부터 선수협에 관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다만 선수협 출범부터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팬들에게 두산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보답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못하는 게 가장 섭섭하다.
－구단과의 마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솔직히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구단을 원망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어차피 선수를 쓰고 안쓰고는 구단이 결정하는 문제가 아닌가. 다만 투수들 중 가장 오래 된 나를 이렇게 버리는 건 전통을 존중하는 팀이라면 하기 힘든 결정이라고 본다.
－선수협 사태로 훈련을 못했는데.
▲틈틈이 개인 훈련을 해 몸은 웬만큼 돼있으며 지금도 헬스클럽과 한의원을 오가며 나름대로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 상태라면 5월쯤에는 3이닝 이상 등판이 가능하다.
－SK 구단에 할말이 있다면.
▲나같은 선수는 SK에서 봐도 껄끄러운 존재일텐데 과감히 선택해준 구단과 강병철 감독에게 감사한다. SK에 가서는 선수가 노력한 만큼 거두지 못하는 두산 시절의 현실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