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에서의 사랑이 현실 세계로까지 이어져
기사입력 2000년 03월 22일 14시 22분
사이버 공간에서의 사랑이 현실 세계로까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나 게임속에서 사랑하고 결혼을 했던 남녀가 `진짜 결혼'에 골인하게돼 화제다.
㈜넥슨이 서비스중인 온라인 머드 게임 `어둠의 전설'에서 `달빛 동자'(아이디)와 `백조'의 사랑은 다른 게이머들에겐 부러움의 대상.
성직자인 달빛동자는 무도가인 백조가 사냥이나 전투에서 몸을 다치면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가 정성을 다해 치료해 준다.
`바늘 가는데 실 간다'는 말처럼 늘 함께 붙어다닌다.
결국 이들의 사랑은 결혼에까지 이른다. 물론 게임속에서다. 사이버 부부가 된 셈이다.
그런데 이들 캐릭터의 실제 주인공인 달빛동자 왕종귀씨(29)나 백조 이은정씨(24) 모두 사이버 세상의 사랑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실제 세상에서도 한 이불살이를 결심, 다음달 15일에는 `진짜 부부'가 되기 때문이다.
이들 커플이 사이버 공간에서 처음 만나게 된 것은 작년 10월. 새침떼기 백조를 듬직한 달빛동자가 돕기 시작하면서부터 눈이 맞았다.
이은정씨는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보니 달빛동자란 아이디 처럼 맑은 사람이었어요"라고 말한다.
주로 다친 사람을 치료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왕씨의 캐릭터처럼 현실 세상에서의 왕씨도 게임속의 캐릭터와 다를게 없더란 것이다.
이 게임 부부는 만난지 석달만인 지난 1월 `날짜'를 잡았다. 물론 이후에도 실세상의 데이트보다는 게임속에서의 데이트 시간이 더 많았다.
넥슨은 자사 게임에서 맺어진 이들의 인연을 위해 25일 진짜 결혼식에 앞서 성대한 사이버 결혼식을 치러주기로 했다.
특별히 제작한 게임속 웨딩드레스와 결혼반지도 선물로 증정할 계획이다. 또 이 장면을 비디오로 찍어 사이버 결혼 앨범도 만들어 줄 예정이다.
이들 부부는 평생 어둠의 전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특전도 얻어 `축복 받은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임태주 기자 spark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