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암의 관전평] 현대-SBS
기사입력 2000년 03월 20일 00시 32분
현대는 일찌감치 4강에 진출해 컨디션 조절과 함께 SBS와 삼보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적인 준비 과정이 있었고, SBS는 6강전에서 하루하루 경기에 매달려야하는 긴박감에서 심한 체력저하와 전술의 노출을 드러내 4강전에 준비할 시간적인 여유가 전혀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SBS는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최선을 다했으나 현대의 기량과 준비된 체력을 도저히 당할 수 없었다.
현대는 초반부터 멕도웰의 체력을 발판으로 한 내외곽 공격이 SBS의 수비에 부담을 주었고 특히 주무기인 속공은 조성원-추승균에게 최상의 외곽 슛 기회를, 이상민과 홀에게는 손쉬운 골 밑 공략을 제공하면서 대량 득점의 기틀을 만들었다.
현대의 속공은 수비 리바운드에서 시작된다. 주로 이상민과 맥도웰이 볼을 운반하면서 골 밑 찬스를 노린다.
또다른 속공 패턴은 농구용어로 `세컨드 브릭'(Second Break)으로 이때는 조성원의 3점슛과 추승균의 코너 슛이 터진다.
이 두가지가 바로 현대 속공의 키이므로 SBS는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만 승산이 있다.
일반적으로 속공을 차단하는 방법으로는 빠른 수비전환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이는 소극적이어서 최근에는 오히려 전면 강압수비가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체력이 너무 소진된다는 약점이 있어 대부분의 프로농구팀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
2차전에서 SBS도 이러한 전면 강압 수비를 펼쳤지만 6강전으로 인한 체력의 약화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또 전면 강압수비를 할 때 함정수비를 병행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연세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