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남의 속도…' 연출진-작가 불화
기사입력 2000년 03월 15일 15시 46분
MBC TV `남의 속도 모르고'(연출 신호균, 극본 문용남)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연출진과 작가간의 불협화음이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 다음달 말로 예정된 종영까지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연출진과 작가간 커뮤니케이션이 삐걱거린 건 이미 오래된 일.
작년 11월 문 작가가 스튜디오를 방문, 세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불거지기 시작한 이들간의 불화는 지난 1월 대본수정과 관련해 신 PD와 문 작가가 언성을 높인 뒤 전혀 화해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연출진에서는 극의 전개가 너무 겉도는 것은 물론 가벼워 주말극보다는 일일극에 어울린다는 지적에 따라 문 작가에게 개선을 요구했지만 뜻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 관계자는 "주말극은 시청자들이 다음 한주간을 기다리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엔딩이 중요한데 `남의 속도 모르고' 대본에는 엔딩다운 게 없다"며 "시청률이 30%대를 기록하지만 이는 드라마가 재미가 있어서이기 보다는 이 시간대에 볼만한 다른 프로가 없기 때문"이라고 촌평했다.
반면 문 작가는 "기존의 주말극 잣대로 `남의 속도 모르고'를 평가하지 말아달라"는 식으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제작진간 불화가 심해지는 가운데 이미숙 유동근 등 주요 출연진들도 극의 전개를 보다 스피디하고 애드립을 늘려야 한다는 등 노골적으로 불만의 소리를 높이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김호영 기자 h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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