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손긴급제안] CK육성 (2) 두뇌플레이
기사입력 2000년 03월 13일 14시 10분
한국 GK들의 체격조건은 예전에 비해 매우 향상됐다. 신장도 많이 커졌고, 체력도 좋아졌다.
그러나 GK가 체격만 좋아서는 성공할 수 없다. 머리가 중요하다. 생각하는 플레이를 할 줄 알아야 한다. GK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팀이 공격하고 있을 때 골문 앞에서 놀고 있는 포지션이 아니다. 마치 컴퓨터처럼 항상 상황을 판단하고 내가 서 있어야 할 자리를 결정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GK 강국인 러시아에선 이를 위해 방어훈련과 더불어 위치선정 훈련을 시킨다. 나는 15세때 러시아 축구학교에서 다른 팀이 경기를 하는 동안 골대 뒤에서서 경기를 지켜보며 위치선정을 마음속에 그려보도록 하는 훈련을 받았다. 또 최대한 슈팅각도를 줄이기 위해 슈터의 위치에서 양쪽 골포스트에 실을 연결, GK가 어디에 서 있으면 양쪽 실사이의 각도가 가장 줄어드는 지를 코치와 함께 실험하기도 했다. 때로는 상대의 역습을 대비, 냉정함과 대담성을 기르기 위해 마인드 컨트롤과 심리테스트를 거치기도 했다. 반복적인 체력훈련과 더불어 생각하는 플레이 능력을 기르는 이런 훈련방법은 훌륭한 GK 육성에 필수적이다.
GK로부터 시작되는 공격에서도 지능적인 플레이는 필요하다. 경기의 상황과 필드플레이어들의 체력까지 고려해 볼을 내주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러시아에서는 GK코치와 선수가 경기를 보며 나란히 앉아 득점상황과 남은 시간등에 따라 대처방법을 묻고 답하는 대화식 교육을 한다.
한국 GK들이 좋아진 체격조건에 이런 능력까지 겸비한다면 한단계 성숙하게 될 것이다.
[신의손．안양 플레잉코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