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심정수 '파워는 못속여'
기사입력 2000년 03월 13일 12시 33분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다고 공부 잘 하는건 아니다.
두산의 `닮은꼴 파워히터' 심정수(25)와 김동주(24)가 그걸 증명하고 있다.
선수협 가입 여파로 동료들보다 25일이나 늦은 지난달 21일 하와이전지훈련에 합류한 이들이 땀을 흘린 시간은 고작 보름. 훈련량이 남들의 절반도 안되지만 12일 시범경기 삼성전에 선발 출전한건 오로지 묵직한 이름 하나 덕이었다. 그나마 지난해 4번을 쳤던 김동주는 몸 만들 시간이 없었다는 이유로 6번으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니 둘이 맨먼저 뛰쳐나갔다. 삼성전에서 심정수는 장외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김동주는 3타수 2안타를 날려 `풀코스'를 소화한 동료 타자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하나같이 방망이 한가운데 정통으로 맞은 타구는 따끈따끈한 타격감각을 말해주고 있었다.
훈련량이 턱없이 모자란 심정수와 김동주가 도리어 남들보다 앞서나가는 비결은 대체 뭘까.
젊은데다 타고난 장사체질이라는 공통점이 해답이다. 워낙 `하드웨어'가 탄탄하다 보니 단기간에 2∼3배의 농축 훈련을 부드럽게 소화해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심정수는 하루 6시간씩 입 꾹 다물고 웨이트트레이닝 기구만 주물러대 `인조인간'이란 소리까지 들었다.
또 하나는 남다른 정신 무장. 시간이 모자란다는 위기감에 정신을 더욱 집중하게 되니 자연히 마른 모래에 물 스며들듯 진도가 빨랐다.
두산에는 걱정할 틈을 안주는 든든한 `영파워'가 있다.
[박진형 기자 ji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