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씨 '숨겨진 매력 꺼내자'
기사입력 2000년 03월 10일 14시 44분
"제겐 얼굴이 화폭입니다. 그 위에 물감을 풀듯 작은 세계를 만들어내는 거죠."
화가가 되고 싶었던 조용한 소녀. 틀에 갇혀 숨막힐 것 같던 학교생활을 이상하리만큼 어려워했던 그 소녀는 사람의 얼굴에서 `자유'와 `자기표현'을 발견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씨(30). 많지 않은 나이, 작은 몸매.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올까 싶을 정도로 강단이지게 자신를 표현한다.
"모험심이 강하고 즉흥적인 성격이에요. 일단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아무도 못 말립니다."
그녀가 메이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10여년전. 서양화를 전공했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베끼고 만화를 끄적이다가 프로직업인으로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것이다. 연극영화계에 친구들이 많았다는 행운도 따랐다. 한두번 연습삼아 품팔이를 해 준게 알음알음 퍼져 톱스타들의 `콜'이 이어졌다.
"이혜영, 신현숙으로 이루어진 여성그룹 `코코'가 `출세작'입니다. 귀엽고 여성스런 이미지를 잘 표현했다고들 하더라구요."
93년 `출세작' 이후 그녀의 손은 어느덧 톱스타임을 입증하는 `보증수표'가 돼버렸다. 이승연, 이미연, 황신혜로부터 N`세대 스타 전지현, 황인영, 김지수, 윤손하, 김현수, 박선영, 추상미, 김하늘, 윤해영까지.
"메이크업은 의상, 헤어뿐 아니라 성격까지 그 사람의 모든 것과 조화가 돼야 하죠. 메이크업이란 `딴사람'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숨겨져있던 `본래의 그사람'을 꺼내는 작업입니다. 그 사람에게서 가장 빛나는 매력을요."
그녀가 분장전문기술자가 아닌 `메이크업 아트스트'이게끔 하는 것.
마지막으로 가장 많이 받았을 질문 하나, `샘물'은 본명일까.
"얼었던 샘물이 흐르기 시작하는 새 봄에 태어났다고 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에요."
폭포수같은 열정 뒤로 언뜻언뜻 내비치는 수줍음이 이름하고 딱 어울리는 그녀다.
[이형석 기자 evol9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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