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를 사랑하는 사람들 '떡사모' 아세요?'
기사입력 2000년 03월 09일 13시 50분
삼일에 한번 이상 떡볶이를 먹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히는 사람들이 모였다.
하이텔 `떡볶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떡사모 go sg773).
떡볶이를 너무 좋아해 어릴 때부터 떡볶이 없이 못 사는 79년생 `떡보'들이 주축이다.
95년 결성된 이후 현재 회원은 200여명으로 많지 않지만, 모임의 특이한 성격 때문에 PC통신 상에서 `별난 모임'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한달에 1∼2번 하는 정기모임 때는 서울 신당동 떡볶이집 10여군데를 여기저기 돌아가며 만난다.
신당동에서 만나는 이유는 단지 떡볶이가 싸고 양이 많기 때문.
서울에서 구석구석 안 다녀본 떡볶이집이 없는 떡사모가 엄지손가락을 추켜드는 곳은 `낙지대학 떡볶이과' 대학로점이다.
입안이 얼얼하도록 매운 떡볶이와 밥을 갖은 양념에 싹싹 비빈 떡볶이 비빔밥이 최고 인기메뉴다.
서울 건국대 후문에 있는 떡볶이집 `해피'는 `진흙 속에 숨겨진 진주' 같은 집.
겉은 허름한 `동네 분식점'이지만 야채, 해물 등 다른 재료들이 떡과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떡볶이 종류가 6가지나 된다.
해물 떡볶이에는 시원한 바닷맛이 살아있고, 카레 떡볶이는 그윽한 향이 일품이라고.
회원의 집에 몰려가 `떡볶이 파티'를 벌이는 번개모임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맛있고 특이한 떡볶이를 만들려고 골머리를 짜내는데, 주로 나오는 메뉴는 떡볶이를 일본식, 이탈리아식 등으로 만든 퓨전요리이다.
현재까지 최고작은 `오징어 떡볶이'.
오징어와 떡볶이를 깻잎에 싸서 먹는 것으로 지난해 11월 열린 신당동 페스티벌에서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작품이다.
떡볶이와 오뎅을 파로 묶어 피자소스에 찍어먹는 `이탈리안 떡볶이'도 막상막하로 맛있단다.
시솝 배석준군(22)은 "먹으면서 정드는 모임"이라며 "떡볶이를 좋아하기만 하면 누구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영주 기자 s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