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의 노래뎐' 17-18일 국립극장 대극장
기사입력 2000년 03월 08일 14시 01분
정태춘, 한영애, 장사익.
경험한 시간과 공간은 제각각이지만 이들 세계의 저류를 이루고 있는 건 `우리것'에 대한 열정과 오롯이 선 예술정신. `신기'(神氣)를 품은 목소리들은 둘째치고서라도 말이다.
그들이 모인다. 오는 17∼18일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겨레의 노래뎐'이다.
국립관현악단(단장 한상일)이 전통민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는 취지 아래 새천년의 포문을 여는 야심찬 무대. `민요의 현대화'라는 기치에 걸맞는, 당연하지만 화려한 캐스팅이 이뤄졌다.
마당극, 악극, 뮤지컬을 넘나들며 걸죽한 소리를 토해내던 김성녀, 영화음악 작곡가로도 잘 알려진 국악작곡가 원 일, 80∼90년대 민중문화운동의 현장에서 굿과 민요를 보급했던 `만신'(滿身) 조성연,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호연(미우라역)을 펼쳤던 김성기 등이 정태춘 한영애 장사익으로 구성된 `3인방'에 가세한다.
국악관현악단이 태백산맥의 장관을 묘사한 서곡 `태백산에 영산홍 지다'(김회경 작곡)로 무대를 열면, 조승연이 황해도 뱃노래 `에밀량', `배치기 소리'로 잇는다.
그 다음이 한영애의 소리굿판이다. 우리네 정서와 닮았다는 블루스를 뽑아내던 목소리가 `새야 새야', `엉겅퀴야', `가시리'를 노래한다. 김성녀와 김성기는 김영동의 연극 `한네의 승천' 중 `애사당', `사랑가'로 70년대 민요창작운동을 반추한다.
이어 날선 시대감각으로 무장해 80∼90년대를 보냈던 정태춘이 `다시 가는 노래'와 `어허 배달나라! 광명이여'로 매기면, 장사익은 `찔레꽃', `나그네'로 받는다. 국립관현악단과 국립합창단은 `새천년아리랑'으0 피날레를 장식한다.
국립관현악단 기획위원 김태균씨는 "70년대 이후 민요부흥운동의 대표적인 소리꾼들을 한데 모았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이 공연을 정례화해 새로운 우리 소리를 만들어 내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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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석 기자 evol90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