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SK의 '미꾸라지론'
기사입력 2000년 03월 07일 12시 39분
"미꾸라지를 살찌우는 방법이 뭔지 아십니까."
6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SK 이노종 그룹홍보실장이 뜬금없이 꺼낸 미꾸라지 이야기. 이실장은 의아해하는 기자들의 눈길을 뒤로 한채 말문을 이어간다.
"그냥 미꾸라지를 키우면 별 효과가 없습니다. 하지만 메기를 같이 넣어서 양식을 하면 가을에 미꾸라지는 두배로 굵어집니다. 잡혀먹히지 않기 위해 도망치다 보면 에너지 소비가 많아 먹이를 많이 먹게 되고 그 결과 아주 기름지고 살찐 미꾸라지가 되는 거지요."
`뭔 말인가'가 싶겠지만 창단작업이 늦춰지고 있는 가운데 SK의 입장설명을 위해 자리를 마련한 이실장이 갑자기 `미꾸라지 살찌우는 법'을 강의한 이유는 간단하다. 이사회에서 반대하는 SK의 선수수급방안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한 이솝우화식 비교다. 즉 SK가 다른 구단과 충분히 경쟁할수 있는 전력을 갖춰야 된다는 의미. 그래야 기존 구단이 SK에 잡히지 않기 위해 전력을 보강, 이른바 `살찐 미꾸라지(?)'가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프로야구 판도 커지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라는 이야기.
현재 SK는 ▲각팀 보호선수 20명외 2명 선택 ▲2년간 신인선수 3명 우선지명 안을 내놓고 10일 열릴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과연 이사회가 SK가 메기가 될 수 있도록 수급방안을 받아들일지, 그것이 궁금하다.
[신보순 기자 bssh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