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도시연고되면 광역시로 가겠다'
기사입력 2000년 03월 03일 13시 34분
연고지 및 선수수급 문제에 막혀 프로야구 창단에 애를 먹고 있는 SK가 새로운 수정안을 내놨다.
창단작업을 맡고 있는 이노종 SK그룹 홍보실장은 2일 전화 인터뷰에서"경기도 지역권을 보장받는게 최선이지만 도시연고제가 이뤄질 경우 연고지를 인천으로 옮기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고지와 관련, SK가 인천을 거론하기는 처음이어서 오는 10일 도시연고제를 다룰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의 대응이 주목된다.
연고지가 수원으로 굳어졌던 SK가 인천으로 방향을 튼데는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는 광역연고제가 도시연고제로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이상 경기도에 대한 지역권을 주장하기 어렵다는 현실론이 작용했다. 도시연고제는 특정 도시가 기반이 되는 까닭에 도(道) 단위로 나뉘어진 광역연고제의 지역권은 의미가 없다.
'인천 대안론'에 대해 이실장은 "기존 구단들이 모두 광역도시를 연고지로 하고 있는 만큼 SK도 광역시에 둥지를 트는게 형평성에 맞다"면서 "연고지 문제가 10일 이사회에서 매듭되지 못하면 창단이 재검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SK의 연고지 수정안은 인천을 연고지로 하고 있는 현대의 서울이전 시기와 맞물려 있어 당장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현대는 서울로 옮길 때까지 한시적으로 인천구장을 사용할 계획이어서 올시즌부터 인천을 내달라는 SK의 주장을 선뜻 받아들이기는 힘든 실정이다.
SK의 수정안에 대해 KBO에선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수원이 인구는 70여만명에 불과하지만 서울 강남지역과 중산층이 많이 사는 분당이 근접해 시장성이 풍부한데도 인천을 고집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 더욱이 전면드래프트가 전제된 도시연고제에선 광역시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 거의 없어 일부에선 SK의"인천 대안론"이 다른 의도를 품고 있지 않느냐는 해석까지 하고 있다.
[권정식 기자 jskw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