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씨의 칼럼 읽고 인터넷 홈페이지서 일대 공방
기사입력 2000년 03월 02일 15시 10분
지난달 23일자 스포츠조선에 게재된 전여옥씨의 칼럼 `3류의사는 가라'를 놓고 본지 인터넷 홈페이지(www.sportschosun.com) 게시판에서 일대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이종국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소아과 과장이 본지 1일자 39면에 반론의 글을 밝힌 후 이같은 E-메일 공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씨의 칼럼을 읽은 현직 의사 혹은 의과대 재학생들은 `전여옥씨야말로 3류다'라며 비판의 글을 띄우는가 하면 `전여옥씨는 할말을 했다'며 의사들 스스로가 반성할 부분도 있다는 또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전여옥씨는 할 말을 했을뿐-조용한(rodhook@yahoo.com)
나는 한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34년동안 미국에서 살아온 의사다. 이종국 과장은 진심으로 사과을 하는 것이 아니고 다시한번 전씨를 빗대서 욕하고 있다.
의사는 환자의 말에 경청해야 올바른 진단을 할 수 있다고 나는 배웠다. 전씨의 경우 아이를 대신해서 엄마에게 병력(History taking)을 자세히 들어야 한다.
이과장은 담당의사가 월급을 100만원 겨우 받고 3일 건너서 당직을 서는 등 혹사를 당한다고 했으나 그것은 의사들의 문제요 환자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니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전여옥 칼럼에 대하여-서정근(seojk824@chollian.net)
저는 30대 후반의 전문의 입니다. 응급실이란 그야말로 응급환자를 위한 진료실입니다.
이곳에서는 질환이나 외상의 위중함으로 의사가 진료의 순서까지 정할 수 있는 곳이며 언제나 이런 환자를 위하여 진료가 집중되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응급실에 와서도 진료 순서를 따지며 소리지르는 환자도 있습니다.
그 당직 선생님이나 전여옥씨나 제가 보기에는 직업적으로 수련을 더 받아야 할것 같습니다. 두분 모두 사회의 중요한 위치에 있는 분들인데 행동반응학적으로 미숙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3류의사가 1류 작가에게-김우성 (kid008@chollian.net)
그날 밤에 기분이 나쁘셨나보군요. 칼럼을 보니 기가 막히던군요.
소아과 의사라면 이러한 부모들과 관계를 원만하게 해나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게 못한 소아과 의사도 문제가 있지요. 그러나 의사도 사람인지라 인내심의 한계가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댁의 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합니다.
▲전여옥 님께 설명을-정우영(DanielCH@hitel.net)
저는 내과전문의 공중보건의사입니다. 화 좀 풀리셨습니까?
그렇게 당하면 화가 치미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겁니다.
한발짝 뒤로 물러서서 그 사건을 봐주십시오.
저는 소아과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사람 때문에 포기했습니다. 애기 엄마들 상대하기가 두려워 포기했읍니다.
기회가 되면 환자가 이해못하는 의사들의 생활을 전여옥님의 뛰어난 필력으로 표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전영옥前-의사(myungeui@yahoo.co.kr)
치기어린 글을 보고 한숨섞인 동정심이 우러납니다. 똑같이 자식을 기르고있는 부모이기 전에 한 아이의 아빠로서, 당신의 경솔함을 지적합니다.
▲전여옥칼럼과 그 반론문을 읽고-김한조(ebird25@hotmail.com)
저는 의대생도 방송인을 지망하는 신방과 학생도 아닌 평범한 한국인입니다.
약이나 글이나 오용과 남용은 나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여옥씨 보세요-류훈(kaljaebi@shinbiro.com)
의사들 말에 `rapport'(라뽀)란 게 있다. 환자와 의사 혹은 환자 보호자와 의사와의 상호관계에서는 신뢰가 꼭 필요하며 이것은 질병치료에 있어 기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가 신뢰할 수 있는 병원, 신뢰할 수 있는 의사를 찾아가야 하며, 한번 갔으면 병원이나 의사를 믿어야 질병치료는 제대로 될 수 있다.
경위야 어찌됐든 환자 보호자와 라뽀를 제대로 만들지 못한 젊은 소아과 의사의 책임은 크다. 그러나 전여옥씨도 사회의 지도층에 있는 한사람으로서 교양을 갖추기 바란다.
▲전여옥씨의 칼럼을 보고-박근홍(fiyo@cvs1.kyunghee.ac.kr)
이렇게 날이 시퍼렇게 선 글이 있다니. 언론계의 중진이자 베스트셀러 작가가 자신에게 주어진 칼럼에다 자신의 개
인적 감정을 섞어서야 되는가.
당시 사건으로 말한다면 서로의 입장은 있었겠으나 환자가 불친절을 적절하게 지적한다면 의사는 사과할 도리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3류의사는 가라 유감-허성혁(demy@netsgo.com)
`서양의 3류의사는 다 굶어죽는다'라는 표현을 쓰셨더군요.
의약분업이 실시되면 동네의원은 하루 10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해야 수지를 맞출 수 있다고들 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친절하고 유능하며 환자의 상태를 완전히 파악하는 의사를 바랄 순 없습니다.
모든 의사가 다 잘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슴니다. 하지만, 3류의사라고 다 굶어죽어야 한다고 생각지도 않습니다.
[정리＝김남형 기자 star＠]
